신채호-안중근 후손들 "국정화, 후손 정신 썩게 만들 것"
12개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국민 심판 있을 것"
연합회는 2일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오늘날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왜곡된 역사를 주입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의 정신을 썩게 하여, 우리 민족이 다시 외세에 짓밟히는 굴욕을 되풀이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 민족의 4·19혁명, 5·18민중항쟁, 87년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3·1운동과 임시정부를 계승하는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해방 후 우리는 고통 받는 제 민족을 배반하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일제에 빌붙은 친일잔재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그 잔재들은 이승만 독재정권과 야합해 우리사회 곳곳에서 민족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국론을 분열시켜왔다"면서 "이번 박근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친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역사쿠데타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일제에 충성을 맹세하고, 독립군을 때려잡고, 5.16군사쿠데타로 권력을 강탈한 박정희의 친일과 독재 흔적을 지우고 미화할 것은 불문가지"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박근혜 정권이 분열된 여권을 추슬러 조기 레임덕을 막고, 내년 총선을 겨냥해 국민을 여야로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과거 실패한 정권들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며 "정치적 얕은 수로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정권의 미래에는 국민의 심판만이 있을 뿐이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친일 독재 역사의 미화와 왜곡을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에 맞서 싸웠고, 독재의 서슬이 시퍼런 시대도 몸으로 부딪혀 이겨냈듯이 우리의 역사를 지켜내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오는 3일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박근혜 정권의 친일·반민족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에 안중근 숭모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 등에게 안 의사의 손도장을 활용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홍보물의 게시 중단을 요청하며 다른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숭모회의 안응모 이사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역사교과서로 인한 혼란과 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은 안중근 의사의 민족정신과 맞지 않는 것"이라며 "안중근 의사의 고귀한 정신이 녹아있는 손도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선 안된다"면서 안 의사 손도장을 계속 사용할 경우 법적조치를 경고했다.
앞서 서울지하철노조를 비롯해 6개 노조로 구성된 서울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는 안중근 의사 의거 106주년인 지난달 26일부터 서울시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에 안 의사 손도장을 활용한 국정화 반대 홍보물을 부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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