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창조경제?" 용산경마장내 '청소년카페'에 12억 지원
야당들 "정부, 제정신인지 기가 막혀" "해외토픽감"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참여연대가 입수한 한국마사회의 건축허가용 제출자료 및 디지털콘텐츠 동반성장 지원사업 과제신청서를 보면, 미래부는 지난 6월30일 ‘2015년 디지털콘텐츠 동반성장 지원사업’ 대상으로 한국마사회·SK플래닛·쓰리디팩토리·페리아코리아·메가텍미디어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11억8천700만원을 지원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용산화상경마장 건물 1~7층에 홀로그램 극장용 콘텐츠, 무안경 3D 상호작용 콘텐츠, 증강현실 테마공간, 동물과 사물들이 친구처럼 나를 알아보는 테마공간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건물의 13~17층에는 주변 지역주민들과 여야가 강력 반대해온 화상경마장이 들어서 있으며,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1~7층은 당초 마권장외발매소로 허가받은 곳이다. 비록 화상경마장과 몇개 층 떨어져 있기는 하나, 복합문화공간 역시 엄연히 경마장의 일부인 것.
당연히 관할 구청도 현행 청소년보호법상 문제의 장소에 복합문화공간 설치를 허용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구청은 지난달 29일 마사회에 답변서를 보내 “마권장외발매소를 주 용도로 사용 중인 청소년유해업소 건물에 청소년들도 출입이 가능한 가족형 놀이 여가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며 불허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일자 미래부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시설인 줄 몰랐다"는 군색한 발뺌만 하고 있다. 그러나 정가 등에서는 친박실세인 현명관 마사회장의 '파워'를 의식해 지원을 해준 게 아니냐는 눈총을 보내고 있다.
당연히 야권은 정부를 맹질타하고 나섰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도박장에 어린 아이들이 뛰어 놀 가족형 놀이 시설을 만들겠다는 발상도 어이가 없는데 거기에 예산 지원을 한 정부는 제 정신인지 기가 찰 노릇"이라며 "해외토픽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도박장 키즈 카페를 창조경제랍시고 예산지원을 하는 판이니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여전히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도 "애초에 청소년이 출입할 수 없는 경마장에 ‘키즈카페’를 설치하겠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건만, 지역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는 시설에 예산지원을 하다니 제정신이 맞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지역 실태조차도 파악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혈세를 뿌리는 의사결정과정이 버젓이 벌어지다니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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