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피싱 파일' 첫 복원, '서울대 동창회 명부' 사실
실제 민간사찰 진행한듯, 파문 확산
앞서 <한겨레>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3년 10월2일 MS 워드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하기 위한 샘플 파일이라며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라는 한글 제목의 파일을 해킹팀에 보냈다. 이에 해킹팀은 '악성코드'를 심은 동창회 명부 파일을 다시 보내면서 '본인(국정원 5163부대) 컴퓨터에서는 열지 말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해당 파일은 데이터가 파괴된 상태여서, 실제 동창회 명부가 담겼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시사IN>은 15일 문제의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 파일'을 IT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복원된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남가주)' 파일을 열어보니, 한국이름, 영문이름, 입학학과, 입학연도, 이메일주소, 집 전화번호, 직장 전화번호, 휴대전화 번호, 팩스번호로 정리되어 있었다. 가나다 이름 순으로 모두 291명 신상 정보가 담겨있었다.
이 명단에는 서울대 공대 전기과 출신인 안수명 박사 이름도 올라 있었다. 안 박사는 재미 과학자로 대잠수함전에 관한 전문가로 꼽힌다.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에 폭침되었다는 합조단의 발표에 줄기차게 의문을 제기하며 2012년 2월 <북한 잠수함이 남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라는 소책자를 펴내기도 했다.
<시사IN> 취재 결과 이 동창회 명단은 실제 명부였다. 현재 서울대 공과대학 미국 남가주(캘리포니아)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도씨(58)는 이날 <시사IN>과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정보가 담긴 명부를 함부로 확인해줄 수는 없는데, 동창회 명부는 맞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RCS(해킹 프로그램)를 이용해 도감청한 스마트폰 IP 목록 한 장을 손에 쥐고 흔들며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 관련 무기거래상 등 IP"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재미 잠수함 전문가의 IP가 포함되어 있느냐"라고 추궁했고, 국정원은 구체적인 확인을 거부하면서 "미국 쪽 IP를 하나 추적중인 것은 맞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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