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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전-현 에이전트, 보라스와 보리스의 차이

박찬호, 마무리투수 제안한 전 에이전트 보라스에게 신뢰상실

최근 박찬호(뉴욕 메츠)가 입단을 확정지은 뉴욕 메츠는 그 동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워싱턴 내셔널스와 함께 박찬호에 대한 영입가능성이 높은 구단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박찬호의 뉴욕행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메츠로 소속팀이 정해지기까지 박찬호를 둘러싼 숱한 소문과 억측이 있어왔고, 스프링캠프를 1개월여 밖에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소속팀을 정하지 못한채 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해고하고 새 에이전트 제프 보리스와 계약하는 등의 우여곡절들을 겪었던 박찬호란 점을 보아온 팬들에게 이번 박찬호의 메츠입단은 나름대로 매우 값진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찬호, '무늬만 3백만달러짜리' 계약했나?

지난 9일 박찬호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이 박찬호의 메츠행을 발표하면서 박찬호가 메츠로부터 옵션을 포함, 총 300만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한 직후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박찬호의 연봉계약에 포함된 옵션내용으로 옮겨졌다. 혹시나 박찬호의 계약내용이 '무늬만 3백만달러짜리'계약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시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메츠가 아직 정확한 박찬호의 연봉에 대해 발표하고 있지 않으나 10일(한국시간) AP통신은 익명의 관계자의 발언을 근거로 박찬호의 기본연봉이 60만달러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찬호의 계약내용은 기본연봉 60만달러에 성적과 출장경기수와 이닝수에 따른 옵션 240만달러를 제공받는 내용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박찬호 스스로도 인정했듯 박찬호가 이제 '1천5백만불의 사나이'가 아닌 '평범한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팬들로서는 충분히 아쉬움을 가질 수 있는 계약내용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박찬호와 같은 수준의 FA투수들이 대략 30경기 이상 정상적으로 선발등판할 경우 무난히 옵션에 걸린 액수를 챙길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예를 근거로 박찬호도 이와 비스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胄? 있다. 따라서 비록 '배보다 배꼽이 큰' 계약일지라도 크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닐것으로 예상된다.

전 에이전트 보라스, 박찬호 메츠행 추진 못했나, 안했나

그렇다면 이전부터 박찬호의 메츠행 가능성을 점치는 언론보도가 많았고, 실제로 메츠의 팀내 상황도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할때 박찬호의 전 에이전트 보라스는 왜 일찌기 이런 계약을 이끌어내지 못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의 '공공의 적'이자 메이저리그 선수들로부터 가장 에이전트로 두고싶은 인물 중 한 명인 '협상의 귀재' 보라스가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좀 더 이른 시간에 박찬호의 계약을 이끌어 낼 수도 있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 의문점은 박찬호가 보라스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박찬호가 보라스를 해고하면서 "믿고 맡기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밝힌점을 주목해 본다면 보라스가 박찬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박찬호를 마무리투수로 활용하고자 하는 구단들을 포함, 가장 '비싼' 계약조건을 내세우는 구단과 계약조건만을 박찬호에게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보라스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시키는 과정에서 박찬호를 마무리투수로 영입하라고 제안했다고 알려졌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박찬호와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선수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비즈니스에 치중한 보라스의 스타일이 박찬호에겐 불편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새 에이전트 보리스, 'ML 선발투수 박찬호'에 협상력 집중

반면 박찬호의 새 에이전트 보리스는 박찬호의 라이브 피칭을 샌프란시스코 관계자들을 불러놓은 앞에서 공개하는 등 '박찬호 세일즈'에 부족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 편 액수와 상관없이 박찬호가 붙박이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구단들에 접촉의 범위를 한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고객인 박찬호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얼마 후 국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열흘안에 메이저리그계약을 맺을것"이라는 보라스의 발언 당시 이미 박찬호는 복수의 구단에서 제안한 계약조건을 놓고 선택만을 남겨둔 시점이었고, 보리스의 발언이 있은지 이틀만에 새 소속팀 결정소식을 팬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사실 기본연봉 60만달러에 옵션 240만달러의 계약내용은 전 에이전트 보라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껌값'에 불과한 액수의 계약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박찬호에게 있어 연봉액수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오직 '선발투수 박찬호'로 2007년 시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느냐만에 거의 유일한 고려대상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전 에이전트 보라스와 새 에이전트 보리스의 고객에 대한 접근방식의 차이가 결국 오늘날의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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