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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의 굴욕', 박찬호 때문?

제프 보리스, 박찬호의 SF행 교두보 마련 해석

'홈런왕' 배리 본즈가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맺은 총 2천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실상은 본즈에게 지극히 불리한 불평등 계약임이 밝혀지면서 본즈가 무슨 이유로 그런 '노예문서'에 가까운 계약서에 사인을 했는지, 그리고 박찬호의 새 에이전트이자 본즈의 에이전트인 제프 보리스는 그 가운데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30일(한국시간) 본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피지컬 테스트를 받은 뒤 정식 계약서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계약내용은 계약기간 1년에 연봉 1천580만달러이며, 130경기 이상 출장, 493타석 이상을 기록할 경우 보너스 420만달러를 받게 되는 옵션이 있어 이를 모두 합산하면 총 2천만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즈, '2천만달러짜리 노예문서'에 사인?

그러나 본즈가 서명하게 될 계약서의 이면에는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 내용이 도사리고 있었다.

AP 통신의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본즈가 기소되는 순간 계약을 파기할 수 있으며 남은 시즌 연봉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보장받았을 뿐 아니라 이 문제와 관련해 본즈는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도록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즈가 2003년 연방 대배심 청문회에서 자신의 금지약물복용과 관련, "한 번도 금지 약물인줄 알고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적이 없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위증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고, 이로 인해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과 연관된 내용이다.

결국 계약내용대로라면 본즈는 스프링캠프도중 위증혐으로 기소될 경우 샌프란시스코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고, 잔여 계약기간의 연봉도 받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자신의 개인 트레이너 두 명에 대한 인건비며 원정경기시 이들의 경비까지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받아낸 본즈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내용의 계약이 틀림없다.

본즈와 박찬호의 공통 키워드는 샌프란시스코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이번 본즈의 계약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어 에이전트인 제프 보리스의 역할과 그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보리스는 알려진바와 같이 '수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비견되는 메이저리그 거물급 에이전트로서 박찬호가 전 에이전트인 보라스와 결별하고 새로이 고객으로서 계약한 에이전트다.

그리고 본즈와 박찬호는 현재 샌프란시스코라는 공통적인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본즈는 샌프란시스코의 간판타자로서, 박찬호는 이번 시즌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소속구단으로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팀으로의 입단을 원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을 볼 때 그 유력한 대상이 바로 샌프란시스코다.

보리스의 입장에서 보면 샌프란시스코는 오랜 고객인 본즈의 재계약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 고객인 박찬호에게도 만족할 만한 선물을 안겨야하는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멋진 대안인 셈이다.

물론 이번 본즈의 계약에 대해 지극히 불평등한 계약이라며 말들이 많지만 실상 본즈의 입장에서 보면 실제로 기소되지 않는다면 이런저런 불평등한 조건들은 생각할 필요도, 아무 문제거리가 될 가능성도 없다. 그저 옵션이 포함된 연봉 2천만달러짜리 계약인 것이다.

박찬호, '보리스 효과'로 샌프란시스코행 성공?

보리스는 본즈에게 일단 2천만달러짜리 계약서를 안겼고, 샌프란시스코에게는 언제 기소되어 팀전력에서 이탈할지 모르는 본즈에 대해 거액을 투자하는데 따르는 위험부담을 단서조항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본즈나 샌프란시스코나 큰 불만이 없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함은 물론 박찬호를 샌프란시스코에 안착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탄탄하게 구축한 셈이 됐다. 박찬호가 보리스와 새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음이 알려졌을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박찬호가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하는데 유리하게 됐다고 전망한바 있다.

최근 라이브피칭을 선보인 박찬호를 보기위해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우트가 다녀간 점, 브루스 보치 전 샌디에고 파드리스 감독이 박찬호에게 여전히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점, 그리고 오랜기간 샌프란시스코의 간판타자로 활약해온 본즈의 에이전트로서 샌프란시스코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보리스가 박찬호의 에이전트가 된 점 등 이런 모든 정황들이 그동안 박찬호가 이번 시즌 소속팀으로 원했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팀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가 박찬호의 새 둥지가 될 가능성을 점점 높여주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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