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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네오콘들, 부시 버렸다!

'리크게이트' 관련해 리비 "부시 지시" 폭로해 파문

네오콘(신보수주의세력)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발생한 '리크 게이트(국가기밀 유출)'와 관련 체포된 체니 부통령 전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가 부시 대통령을 정보 유출의 승인자라고 폭로하면서 이런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리비 "정보유출, 부시대통령이 승인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비는 지난 10월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의 부인인 밸러리 플레임이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고의로 누설한 혐의와 관련 연방 대배심에서 조사를 받던 중 "부시 대통령이 정보원 누설을 승인했다"고 폭로했다.

리비는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물로, 예일대와 컬럼비아 대를 거쳐 1981년 국무부에 들어오면서 정치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라크를 공격하는 이론적 근거가 된 '선제공격론'을 최초로 제시한 인물로 네오콘의 핵심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네오콘이 부시를 버렸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연합뉴스


리비의 주장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에게 이라크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CIA정보의 일부분을 언론에 공개해도 된다고 승인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이 엄청난 후유증을 불러일으키는데도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 못하자 이라크 핵무기 개발 활동에 관련된 자료를 언론에 흘려 이라크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는 요지의 증언을 했다.

리비는 2003년 7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부시 대통령이 체니 부통령에게 특정 비밀정보에 대한 공개를 승인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 인터뷰에서 리비는 플레임의 이름을 고의로 밝힌 것으로 밝혀졌다.

또 리비는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장이었던 밥 우드워드에게도 이라크전 관련 기밀 정보를 제공하도록 부시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인터넷 신문인 <내셔날 저널>도 정부 관리의 말을 빌려 "리비가 이라크전 초기에 이미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기자들에게 기밀정보 유출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혀 리비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리비는 부시 대통령이나 체니 부통령이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노출해도 된다고 승인했는지에 대한 증언은 하지 않았다.

야당, '국민을 속인 부시대통령 해명하라'고 압박

당연히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헤리 레이드 대표는 "모든 미국인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부시 대통령이 즉각 리크게이트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딕 더빈 민주당 의원도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이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며 "미국민들을 속인것에 대해 설명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비밀정보를 공개한 것도 해명하야 한다"고 행정부를 압박했다.

스캇 맥클럴렌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답변할 것이 없다"며 즉각적인 해명을 거부했다.

전문가들 '부시와 네오콘 관계 이미 소원하다' 분석

리비의 증언으로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어색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부시대통령은 정보유출을 크게 문제 삼고 행정부 내에 정보 유출자를 찾아내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호언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리비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부시대통령이 이라크전에 대한 일부 책임을 네오콘에게 전가시키려했던 것이 아니겠냐"며 "네오콘과 부시관계가 이미 상당히 멀어졌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리비 전 부통령비서 실장의 주장의 진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네오콘이 부시를 버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드러지 리포트> 등에 의해 제기돼 왔다.

실제로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부시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장식하면서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부시대통령을 비판한 인물 중에는 리차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과 폴 오닐 전 재무장관도 포함돼 있어, 역대대통령 중 최악의 지지율로 급락한 부시가 네오콘들에게마저 버림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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