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실세 측근의원, 딸 결혼식에 무차별 청첩장 살포
피감기관에 무차별 살포해 결혼식 북새통
8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A의원은 지난 5일 서울 중구에서 딸 결혼식을 치르면서 피감기관과 상임위 관련 업체 등에 무차별적으로 청첩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돌렸다
국토위의 한 관계자는 "잘 아는 국토교통부 공무원이 ‘A의원실에서 청첩문자를 받았다는 동료들이 있다’고 전해왔다"며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공무원에게 청첩을 하는 것은 요즘엔 상상하기 힘든 부적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A의원실에서 청첩장을 수령할 주소를 묻는 전화가 왔었다는 한 중앙일간지 기자도 "국회 출입 당시 일면식도 없었던 의원이라 청첩장을 거절했다"며 "잘 모르는 기자한테까지 (청첩전화를) 돌릴 정도니 상임위 관련 기관이나 기업엔 오죽했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실제 A의원의 딸 결혼식이 열린 5일 서울 중구의 한 예식장은 식전부터 일반 하객은 물론 A의원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관계 부처와 기관, 단체(협회), 기업 관계자가 줄을 이어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하객들의 줄이 식장 밖까지 길게 이어졌고, 보좌진 등 6명이 축의금 접수업무를 맡았음에도 접수대 앞 대기줄은 꾸준히 늘었다. 접수 테이블에는 투명한 명함통 상자도 놓여졌는데, 국토교통위 소관 기관인 코레일유통 고위 간부의 명함 등이 쌓여 있었다.
북새통을 이룬 결혼식에 보내온 화환만 130여개에 달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코레일네트웍스, KT, 네이버, CJ E&M, 대형 건설사 대표 등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A의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내)휴대전화에 입력된 번호들에 (청첩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전송한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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