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남재준 사퇴하라", 비주류 선상반란

'수도권 참패 위기' 확산, "국정원 감싼 주류, 2선 후퇴해야"

2014-03-10 16: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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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증거위조 논란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며 새누리당 의원중 처음으로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친이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매우 유감' 표명은 적절하다고 본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긍정평가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화살을 새누리당 지도부로 돌려 "사실 국정원장은 댓글문제, 정상회담대화록 공개 문제 등 정치적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그때마다 당은 국정원 감싸기에 급급했다. 공당으로서 도가 넘었다"고 비판한 뒤, "이제야말로 국정원장이 사퇴하는 것이 대통령의 유감표명에 상응하는 처사라고 본다"며 거듭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증거 위조로 간첩을 만드는 시대는 이미 한참 지났다"며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그 어떠한 공작도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는다. 국정원은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박근혜 정부를 역사에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정원을 질타했다.

그는 앞서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청와대·국정원·검찰등 권력기관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 당은 정권 재창출의 주체인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국정원 감싸기를 비판한 적이 있으나, 이번처럼 직설적으로 당을 질타하며 남 원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 외에도 새누리당 내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해서 간첩조작 사건이 몰고올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며, 특히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이번 파문 때문에 수도권 선거에서 초토화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출마자 캠프의 한 핵심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 같아 되도록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그냥 지켜보자는 리포트가 (후보에게) 올라갔지만, 사건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침묵하다간 같이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갈수록 우세해지고 있다"며 "거기다 보수지들까지 돌아선 마당이 아니냐? 빨리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남 원장의 즉각적 사퇴를 촉구했다.

또다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친박 주류가 주장하듯 '증거 조작은 했어도 간첩은 확실하다'는 식으로 대처하다가는 선거는 치루나마나다"라며 "국정원을 무조건 감싸온 친박 주류들부터 2선으로 후퇴시켜야지, 이들을 계속 앞세웠다간 수도권은 몰살당할 게 분명하다"며 윤상현 수석 원내부대표 등의 2선 후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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