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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안정환-고종수 '약발' 오래 갈까

스타플레이어들 잇단 복귀 '흥행호재', 수준높은 경기 전제되어야

'반지의 제왕' 안정환(수원삼성)이 6개월여의 방랑생활을 정리하고 수원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앙팡테리블' 고종수(대전시티즌)도 1년 이상의 방황을 끝내고 대전시티즌의 선수로 새출발을 결정했다.

이들 두 선수가 현역선수로 K리그에 복귀함에 따라 2007년 K리그는 어느때 보다도 흥행에 있어 호재를 만난셈이다. 팬들로서는 마치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를 보는듯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차범근 당시 한국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한국축구대표팀은 프랑스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에게 0-5로 대패하는 등 졸전을 거듭하며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귀국했지만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고, 팬들의 그런 기대감은 고스란히 K리그 그라운드로 이어져 K리그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은 연일 이들 젊은 스타플레이어를 보기위한 팬들로 가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꽁지머리' 골키퍼 김병지(FC서울)도 홍명보 현 대표팀 코치도 그야말로 '쌩쌩한' 20대 청년이었고, 이동국(포항스틸러스), 고종수, 안정환 모두 20세 안팎의 '꽃미남'들이었다. 빼어난 기량에다가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젊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연일 그라운드에서 신선한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기존 축구팬들은 물론 그동안 축구를 잘 몰랐던 팬들까지도 덩달아 그라운드를 찾는 현상이 이어졌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 당시 첫 골을 성공시킨 하석주와 함께 환호하는 앳된 모습의 고종수 ⓒ 연합뉴스


그리고 그때로부터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스타플레이어들이 각자의 행로를 거쳐 다시 K리그 무대에서 함께 뛰게됨으로써 올시즌 K리그는 적어도 "스타가 없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핑계는 댈 수 없게됐다.

그러나 이들 스타플레이어들의 존재만으로 K리그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경기자체의 수준이 높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와 월드컵 4강신화를 이뤄냈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실제로 K리그에는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타파워만으로는 장기간의 K리그 일정에 꾸준한 관중을 유치하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특히 축구경기 자체의 재미를 팬들에게 심어주지 못한 결과이다.

특히 지난 2006 독일월드컵 당시 월드컵에 '올인'하다시피했던 방송사들은 월드컵이 끝나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 설기현(레딩FC)이 활약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중계방송하는데 열을 올렸고 K리그 경기에 대한 중계는 외면했다. 월드컵 무대에서 활약한 수많은 젊은 스타플레이어들이 K리그 그라운드에 그대로 존재했음에도 팬들과 미디어는 차갑게 K리그에 등을 돌렸다. 원인은 간단했다. 경기 자체가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골이 터지지 않는 축구경기가 재미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FC서울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투르크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도 취임기자회견에서 "K리그는 재미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린바 있다.

따라서 안정환, 고종수 등 그 얼굴을 그라운드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어제의 스타'들이 '오늘의 스타'가 되어 K리그에 복귀한 것은 분명히 호재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K리그 각 구단들은 스타플레이어의 존재가 K리그 전체의 흥행을 책임져 주지 않는 다는 사실과 축구팬은 축구가 재미있어야 그라운드에 모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과거의 교훈을 통해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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