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침략'이냐 '진출'이냐도 답 못한 정홍원, 한국총리 맞나"
정홍원 총리, 친일사관에 모르쇠로 일관해 야당 집단퇴장
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관동대지진과 강화도조약에 대한 교학사 교과서와 후소샤 교과서를 비교해 보이며 "(관동대지진에 대한) 교과서의 한 줄의 기술이 이게 전부다. 누가, 왜, 어떻게, 얼마나 학살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며 "일본 극우계열의 후소샤 역사교과서보다 못하다"고 교학사 교과서를 질타했다.
도 의원은 이어 “1980년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 때 조선 침략을 ‘조선 진출’이라고 기술해 우리 국민이 화가 나 500억원을 모아 독립기념관을 지었는데 교학사 교과서에서 다시 ‘진출’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진출’과 ‘침략’ 뭐가 적합하냐”고 묻자, 정 총리는 “용어 문제에 문제가 있다면 그런 부분은 검증 위원회와 심사단이 하고 있다. 거기에 맡겨달라”고 답을 피했다.
도 의원은 이에 교학사 교과서가 강화도조약을 ‘고종의 긍정적인 인식으로 체결됐다’고 서술한 대목을 문제 삼으며 “일본이 함포사격을 해 무력으로 조약을 체결하게 했는데 고종의 긍정적 인식이라는 게 진실인가"라고 묻자, 정 총리는 ”그건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또다시 답을 피했다.
도 의원이 이에 "교학사 교과서를 쓴 사람은 이렇게 쓰는 것이 긍정적인 역사관이고, 민족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학적이라는 것이다. 총리는 이것에 동의하냐"고 묻자, 정 총리는 "역사를 보는 눈은 전체적 맥락으로 볼 필요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더 나아가 "교학사 교과서를 포함한 8종 교과서마다 갖고 있는 오류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교학사 교과서와 다른 교과서들을 동일시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리 질문지를 받지 못해 충분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면서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즉석에서 어떻게 답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서남수 교육부장관 등 관련자들 사퇴 요구에 대해선 "책임자들이 사퇴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정 총리의 계속되는 교학사 교과서 감싸기와 모호한 답변에 "아베 총리냐", "일본 총리냐", "총리 사퇴하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본회의 정회를 요청했으나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국회부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퇴장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퇴장후 트위터를 통해 "하루도 편할 날이 없네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일본이 침략한 겁니까? 진출한 겁니까?'란 질문에도 답변 못하고 얼버무린 총리. 대한민국 총리 맞습니까?"라고 질타했다.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도종환 의원 대정부질문에서 '일제 식민지 근대화론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견해는', 총리 답변 '질문지를 미리 안 줘서~~'. 총리의 조국은"이라고 힐난했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3살 먹은 어린아이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일국의 국무총리가 대부분 답변을 하지 않고, 어물거리고 넘어가는 것을 보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이 문제는 이미 상임위에서 두달 반 동안 많은 토론과 논쟁을 거쳤던 문제로, 많은 언론에서도 보도했던 문제들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질의 요지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대답하는 것은 정말로 어이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국무총리는 이제 이번 정기국회 답변 과정을 통해서 보여준 무소신 총리를 넘어서 이제는 ‘무의식 총리’로 그렇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은 오후 2시 본회의를 속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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