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회선진화법은 위헌" vs 민주 "박근혜 작품이잖나"
새누리, 국회선진화법 개정 군불 지피기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은 ‘날치기’ 같은 반민주적이고 퇴행적인 다수당의 나쁜 관행을 막겠다는 명분하에 만들어졌다"며 "그런데 합리적 토론이 자리 잡게 하는 대신, 국회 무력화를 제도화시켜서 현재 출구 없이 기로에 막힌 민주당에 소수독재의 권한을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국회선진화법은 우리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포함되어 있는 다수결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있다"며 "한 표만 더 얻어도 대통령이 되고 다수당이 되는데 국회 선진화법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식물국회법’이 되고 있다"며 위헌임을 강조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저희 당내에서나, 이런 부분을 잘 아는 국민들도 부작용이 많아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많지 않나"라며 "그런데 뭐 지금 선진화법 개정 논의를 한다 해가지고 민주당이 받아들이겠나? 그렇기 때문에 이건 사실은 법 도입 시부터 위헌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이제 계속 부작용이 생긴다던가 하면은 헌재에 위헌소송을 통한다든가 해서 좀 고쳐나가야 되겠다"라며 위헌소송 제기 방침을 시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국정 발목잡기에 이용한다면 야당은 국민의 매서운 심판에 직면할 것이고 그 선진화법의 수명도 그렇게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야당과 소수당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소수에 의해 국정의 운영이 좌우되고 무소불위식으로 소수의 입맛에만 맞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는 소수의 포로가 되고 민의의 전당 국회를 마비시켜 식물국회로 만들 것"이라며 개정을 경고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국회선진화법은 그야말로 선진화된 정치문화 속에서 꽃피울 수 있는 것임을 거대야당인 민주당을 통해서 더욱 절감하게 된다"며 "법은 선진화되었는데 민주당의 행태가 투쟁적이고 너무나 후진적이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는 우려가 팽배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야당의 허락 없이는 국회가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것을 선진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수결의 원칙 하나도 제대로 이행할 수 없는 국회가 어떻게 의회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선진화법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당 내부적으로 깊은 고민이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내부적으로 이미 개정을 검토중임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적극적 주도하에 여야 합의로 통과된 국회 선진화법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법안은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처리하게 돼 있어, 현재 간신히 과반수인 152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어떤 쟁점 법안도 통과시킬 수 없게 돼 있어 새누리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개정 움직임에 대해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반박 논평을 통해 "국회 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의 작년 총선 공약이었다. 새누리당의 발의로 야당의 협조를 구해서 통과된 법이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선진화법이 꼭 통과되어야한다고 계속 강조했다"며 선진화법이 '박근혜 작품'임을 강조한 뒤, "새누리당은 연일 공약 뒤집기로 일관하더니 공약 뒤집기가 새누리당의 특기가 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대재앙을 불러오고 있는 4대강 사업의 관련법과 예산의 날치기 통과의 추억을 아직도 못 잊었나"라고 힐난하며 "국회 선진화법은 그 취지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적인 바람에 따라서 마련된 것이고 새누리당 스스로 야당을 설득해서 발의되었던 것"이라며 개정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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