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아들, 베트남서 수백억 벌어 국내유입
국세청, 국내유입 확인후 수십억 세금 추징
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3남 선용(38)씨가 2009년 베트남의 ‘하노이시티 콤플렉스’ 개발 사업권을 한국의 롯데그룹에 매각, 수백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국세청은 선용씨가 이익금을 국내로 들여온 사실을 확인해 선용씨 측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세금을 지난해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시티 콤플렉스는 하노이 중심가에 사무실·쇼핑몰·영화관 등이 들어가는 65층 건물(고도 195m)을 짓는 사업이다. 이 빌딩 부지는 하노이 중심가에 있고, 완공될 경우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돼 사업 전망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발 사업권은 표면적으론 2009년 7월 룩셈부르크 소재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코랄리스 S.A.’가 롯데자산개발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측이 코랄리스 S.A.의 주식 40만 주(100%)를 697억원에 사들이는 인수합병(M&A) 형식이었다. 그러나 내막을 살펴보면 여러 국가와 다수 회사가 개입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코랄리스 S.A.는 2002년 2월 세워졌다. 비슷한 이름의 ‘코랄리스 인베스트먼트’는 2006년 6월 국내에서 설립됐는데 선용씨가 83%의 지분(2012년 현재)을 갖고 있다. 사정당국은 코랄리스 S.A. 매각 대금이 여러 단계를 거쳐 국내로 들어온 사실을 파악했다. 한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매각 대금이 코랄리스 인베스트먼트를 거친 게 드러났으며 코랄리스 S.A.는 사실상 코랄리스 인베스트먼트의 관계회사”라고 말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이 회사의 2011년 감사보고서엔 “당사가 보유하고 있던 룩셈부르크 소재 코랄리스 S.A. 주식 7만4000주를 롯데자산개발에 128억9450만원에 양도했다”고 돼 있다. 코랄리스 S.A.가 등록된 룩셈부르크는 유럽의 대표적 조세 피난처(tax haven)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일 박스(사서함)를 주소지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랄리스 S.A.의 대주주는 이스라엘 사업가인 아브라함 웅가로 전해졌다. 국제 해운업계에서 ‘라미’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웅가는 대우그룹 시절 대우자동차의 수출 차량을 운반하는 자동차 운반선(Ro-Ro)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김 전 회장과 친분이 깊다고 한다. 코랄리스 S.A.의 하노이시티 콤플렉스 사업 동업자는 프랑스의 대형 수송트럭 제조사인 로르 인더스트리였다. 양측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따냈던 2005년 외신들은 ‘김 전 회장이 로르 인더스트리의 해외사업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분식회계·사기대출·횡령 등 혐의로 법원으부터 17조9253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8월 현재 김 전 회장으로부터 거둔 추징금은 887억원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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