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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의 J리그 진출, 그 기대와 우려

선진화된 구단운영 시스템 배울만하나 기량향상엔 미흡

이천수(25, 울산현대)의 J리그 진출문제가 프로축구 스토브리그의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천수의 J리그진출에 대해 축구팬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나뉘고 있다.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쪽은 유럽의 빅리그 못지않은 축구열기와 선진화된 구단운영 등 J리그의 선진화된 시스템이 선수로서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고 연봉 등 금전적인 대우면에서 K리그와는 구분되는 장점이 있다는 이유로 이천수의 J리그 진출을 찬성하고 있다.

특히 이적대상구단으로 거명되고 있는 우라와 레즈는 유럽의 명문구단 못지 않은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과 탄탄한 구단재정으로 유명한 팀이고 평소 K리그의 썰렁한 관중석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던 이천수로서는 매력적인 구단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다른 이적후보구단인 요코하마 마리노스도 과거 안정환과 유상철이 활약한 바 있는 J리그 전통의 명문구단이며 한국선수들에 대해 깊은 호감을 가지고 있는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천수로서는 신바람나는 선수생활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제공될 것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J리그 갈바엔 K리그에 남아라?

그러나 이천수가 기량면에서 앞으로 계속 성장해야 할 선수라는 측면에서 볼 때 J리그 진출은 결코 이천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유를 들어 이천수의 J리그 진출에 반대입장을 제시하는 의견이 많다.

물론 과거 홍명보, 유상철, 안정환, 최용수 등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뚜렷한 족적을 남긴바 있고, 현재도 김진규(주빌로 이와타), 조재진(시미즈 S펄스), 김정우(나고야 그램퍼스)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J리그가 결코 기량면에서 K리그에 그 수준이 뒤지지 않는다고 하는 의견도 많으나 그렇다고 J리그의 수준이 선수의 기량을 향상시킬만한 수준에 있다는데 쉽게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천수가 참가했던 올해 A3챔피언십 대회에서 J리그 챔피언인 감바오사카를 울산현대가 6-0으로 농락했던 사실이 단적인 예다. 당시 감바오사카는 안방인 일본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베스트멤버를 기용하고도 울산에게 6골차의 참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이천수는 후반 45분만을 뛰면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물론 이 한 경기만을 놓고 J리그의 수준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플레이스타일이나 선수 개개인의 기량으로볼 때 결코 기량면에서 K리그보다 나은 점이 없는 J리그임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음은 분명했다.

따라서 앞으로 쉼없는 기량향상을 추구해야하는 이천수가 굳이 K리그보다 기량면에서 결코 그 수준이 높지않은 J리그행을 선택해서 과연 기량향상을 기대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을 갖은 의견이 다수의견이다.

한편에서는 박지성도 J리그 교토퍼플상가에서 활약한 것을 바탕으로 유럽에 진출했던것처럼 이천수도 J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유럽에 진출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하지만 박지성의 유럽진출은 J리그에서의 활약덕이라기 보다는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현 러시아 대표팀 감독)의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일본에서 활약하다 유럽으로 진출한 대표적인 선수로는 노정윤(전 NAC 브레다)과 안정환(전 뒤스부르크) 정도다.

이들 두 선수는 유럽에 진출했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안정환은 프랑스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하위팀을 거치며 그나마 출전시간도 제대로 얻지못한채 벤치만 지키다가 방출, 6개월여동안 무적선수로 지내다 이제 다시 K리고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안정환은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방출된 이후 J리그에서 활약하는 동안 스스로의 타고난 재능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골을 뽑아내는 등 나름의 활약을 펼쳤지만 기량면에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보다 결코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따라서 이천수의 현재는 기량향상을 위해 계속 더 수준 높은 리그에서 강한 상대들과의 끊임없는 대결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켜야할 때이지 전반적으로 자신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상대로 고만고만한 경기를 펼치기에는 시기가 너무 이르고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다음 진출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천수의 행보는 한국축구에 있어서도 중요사안임을 명심해야

이천수의 거취문제가 여타 다른 선수보다 더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역시 그가 가진 뛰어난 재능과 기량`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앞으로 한국축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이천수는 한국 대표팀의 리더로서 한국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주어진 핵심 선수중 한 명이다.

따라서 이천수의 향후 행보는 이천수 개인의 행보가 아닌 어찌보면 한국축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수의 행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J리그 진출가능성을 일언지하에 일축해오던 이천수의 입장에서도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음은 분명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J리그 이적추진의 배경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고 있지 않으나 실제로 이천수가 J리그행을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결국 선택은 이천수의 몫이다. 팬들은 이천수가 한 명의 선수로서가 아닌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한국축구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라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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