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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일본에 역사적 '우커송 대첩' 거둬

[시합 전황] '실력'으로 일본야구 침몰시키며 아시아최강 등극

'우커송 대첩'.

한국 야구대표팀이 22일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일본 야구팀에게 거둔 대역전승의 명칭이다.

일본이 전날 미국과의 대결에서 쿠바 대신 우리 팀을 선택, '의도된 졸전'을 거쳐 이날 경기에 나설 때부터 우리 팀은 "어디 두고 보자"고 단단히 별렀다.

하지만 출발은 불안했다.

한국은 선발 김광현이 1회초 1번타자 니시오카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이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과 수비에서의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며 1점 선제점을 내줘야 했다.

3회초에서도 한국의 김광현은 또 다시 일본의 1번 타자 니시오카에게 볼넷을 내줘 출루응 허용한 데 이어 2번 타자 아라키에게 보내기 번트를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1사 2루 상황에서 포수 강민호가 김광현의 투구를 뒤로 빠뜨려 2루 주자 니시오카가 3루까지 진루했고, 1사 3루 상황에서 3번 아오키에게 적시타를 내줘 2-0 리드를 허용하면서 보는 이들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WBC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었다.

그러나 한국팀은 더이상 과거의 한국팀이 아니었다. 일본의 선발투수 스기우치를 상대로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4회말 마침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선두타자로 나온 이용규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현수가 단타를 치고 나가 무사 주자 1,3루의 기회를 맞았으나 4번타자 이승엽이 병살타를 쳐 김현수와 함께 아웃됐다. 이 사이 3루 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비록 1점 만회에 그쳤으나 이후 경기의 흐름은 우리 쪽으로 기울었다. 김광현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 있는 피칭을 펼쳤고, 수비진도 안정을 되찾아 한국은 일본에게 더 이상의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마침내 한국은 7회말 공격에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를 상대로 1사 1,2루의 기회에서 대타로 나선 이진영이 적시 안타를 뽑아내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예선전때와 똑같은 상황의 전개였다. 한국팀의 기세는 욱일승천 했다.

마침내 8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국은 운명의 8회말을 맞았다. 일본의 마운드에는 지난 예선리그에서 역전을 허용했던 좌완 이와세가 다시 올라와 있었다.

한국은 선두타자 이용규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공격의 물꼬를 텃다. 3번타자 김현수은 삼진아웃. 1사 1루의 상황에서 이날 3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하던 이승엽이 타석에 올랐다.

그러나 이승엽은 "결정적일 때 한방을 터뜨릴 것"이라는 김경문 감독과 한국팬들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이승엽은 통렬한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려 4-2로 전세를 뒤집으며 사실상 일본팀을 침몰시켰다.

이후 김동주의 안타로 이어진 2사 1루의 기회에서 고영민의 외야 플라이를 일본의 외야수가 놓쳐 김동주도 홈인, 스코어는 5-2로 벌어졌고, 또 다시 이어진 2사 2루의 기회에서 8번 강민호가 적시 2루타를 쳐내 한국은 한 점을 터 추가해 6-2로 달아나며 기나긴 8회말 공격을 마쳤다.

9회초 일본의 마지막 공격. 한국의 마무리투수로는 윤석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윤석민은 일본의 나카지마, 모리노, 아베를 각각 외야 플라이, 삼진, 외야 플라이로 가볍게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대역전극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의 선발투수 김광현은 8이닝 2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일본 킬러'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며 승리투수가 됐고, 이와세는 앞선 예선리그에 이어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날 최고 히어로는 당연히 이승엽이었다. "스타는 찬스에 강하다"는 속설을 이승엽은 다시 입증해줬다.

이날 '우커송 대첩'으로 한국 야구는 오랜 일본야구 콤플렉스를 훌훌 털고 아시아 최강의 다리에 오르며, 23일 세계최강 자리를 놓고 쟁패를 벌이게 됐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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