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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진짜 위기'는 시작도 안됐다

<뷰스 칼럼> "환투기세력이 한국을 우습게 보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폭등하고 있다. 8일 하루에만 23.5원이 오르고 7거래일째 53.5원이 올랐다. 쉽게 말해 일주일전 1000원 하던 환율이 1050원이 됐으니, 외국에서 사오는 물건값이 일주일새 5% 올랐다는 얘기다.

외환 책임자 "역외에서 엄청나게 치고 들어왔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한다. 석유는 말할 것도 없고, 식량자급률도 23%밖에 안된다. 이런 나라에서 환율 급등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고, 내수기업 몫으로 돌아온다.

환율이 23.5원이나 폭등한 8일 오후 외환시장 책임자에게 이유를 물었다. 답은 "역외에서 엄청나게 치고 들어왔다"였다. 역외 환투기세력이 집중적으로 원화를 공격했다는 얘기였다.

지난해말부터 급증하던 경상수지 적자가 최근 급감했다. 지난달에도 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규모는 5천만달러로 줄었다. 그동안 환율이 급등한 결과다. 해외여행, 연수 등이 크게 줄면서 여행수지적자가 격감하고, 수출은 그만큼 잘됐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이처럼 크게 개선됐으면 원-달러환율은 최소한 제자리를 지켜야 정상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환율은 연일 폭등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 책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답은 "강만수 장관이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역외세력이 보는 것 같다"였다. 강 장관이 환율 1,000원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을 희망하는 게 아니냐는 쪽으로 환투기세력들이 읽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니 안심하고 환율 끌어올리기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의미였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환율이 1,150~1,200원까지는 오를 것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환율 폭등, 죽어나는 건 소비자, 농어민, 월급쟁이, 내수기업, 중소기업

환율이 이렇게 미친듯 오르면 죽어나는 건 소비자이고, 농어민이고, 월급쟁이고, 내수기업이고,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다.

소비자는 이미 죽어나고 있다. 물가 폭등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야단법석을 떨었다. 기름값이 폭등하자 유류세 10%를 깎았다. 그러나 한달도 안돼 환율 폭등으로 그 효과는 깨끗이 상쇄됐다. 정부는 52개 생필품 값을 잡겠다고 했다. 제분회사 등은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를 쏟아내며 버티다가 재고가 떨어지자 곧바로 제품값을 올렸고, 생필품들은 줄줄이 올랐다.

농어민들의 어려움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 쇠고기 수입개방에다가 사료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축산농가는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고, 어민들은 살인적인 기름값에 조업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월급쟁이들도 죽을 맛이다. 경제가 어렵다 하니 큰 폭의 임금인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짤리면 다행이란 분위기다. 이런 마당에 물가가 폭등하면 그만큼 실질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생활 형편이 나아지기는커녕 도리어 소득이 줄어들 판이다.

항공사, 정유사, 여행사 등 내수기업들은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환율이 폭등할 것을 몰랐던 기업들중 상당수는 헤지(위험 회피) 차원에서 파생금융상품 등에 손을 댔다가 커다란 환차손을 보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주물업체, 아스콘업체 등의 재파업이 불을 보듯 훤하다. 이들로부터 납품을 받는 대기업들이 원자재값 상승분을 100% 반영하지 않고,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승수 "이대통령 인기 곧 높아질 것"?

한승수 총리는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한 데 대한 질문을 받자 '광우병 괴담 허위유포' 탓으로 돌리면서 "경제개혁이 성과를 내면 곧 올라갈 것"이라고 확언했다.

맞는 말이다. 경제가 좋아지면 대통령 인기는 호전될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데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성장목표를 4.5%이하로 내려잡았다. 지난달 4.1%나 급등했던 소비자물가는 최소한 3.4분기까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도 국제유가가 더이상 폭등하지 않을 때 얘기다. 월가 등에서는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연말엔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올해 우리경제는 성장률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든다는 얘기가 된다.

4% 성장을 하든 아니면 6% 성장을 하든,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렇게 되면 수출호황으로 몇몇 대기업은 연말에 보너스를 듬뿍 줄 지 모르나, 대다수 국민과 기업은 격노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을 표방해 권력을 쟁취할 수 있었다. 따라서 경제성적표가 나쁘게 나온다면 역풍은 몇배나 거셀 것이다. 특히 '숫자'는 좋게 나올지라도, 그 내용이 몇몇 기업만 만족시키고 다수를 분노케 하는 성적표라면 정치적으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위기도 아닐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게 분명하다.

5년 대통령 단임제의 최대 맹점은 대통령이 국민의 점수를 따는 게 1~2년밖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년 4월에는 국회의원 재보선이 기다리고 있다. 내후년 5월에는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줄줄이 심판대에 올라서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경제운영 방향은 정치적으로 최악의 선택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방향을 틀어야 할 때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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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6 개 있습니다.

  • 39 24
    한심이

    우리가 원한것이 아니었든가?
    우리는 부정으로 재산을 모은 부자들이 흘린 콩국물을 얻어 먹겠다고, 우리가 선택한 정부가 아니었든가?
    아직도 우리가 선택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짖어 되기만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소름이 끼친다.
    나는 우리들 자신들이 참으로 무섭고, 우리의 무능과 무식한 병신들이라는 것이 참으로 싫다.
    소름이 끼친다.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하곤한다. 내가 죽어서도 내가 왜 고통을 받았야만 했는지를 모를 것이라고.....

  • 60 25
    asdf

    부동산투기꾼들 해임시켜라
    그렇지 않고는 미래는 없다.

  • 47 92
    올바로 쓰자.

    필자의 글에 대한 촌평
    필자의 글은 정제되어야 한다. 거칠고 선동적 표현은 읽는이로 하여금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미친듯 오르면.." "이미 죽어나고 있다", "정부는 ...야단법석을 떨었다", "말짱 도루묵" 등등....
    필자의 글은 책임이 있어야 한다. 글 전체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나열하고 나서 (그것도 환율상승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이 편파적으로) 마지막에 "방향을 틀어야 할 때"라고 글을 맺는다. 어떤 정책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가에 대해 전혀 구체성이 없다. 이런 글은 네티즌들에게 한풀이성 선동은 될지언정 독자들에게 유익을 주는 글은 아니다. 각성을 기대한다.

  • 54 39
    b

    정말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조만간 원화로 월급받는 미국, 캐나다 영어강사애들이 환율올랐다고 월급올려달라고 해서
    영어학원비랑 영어유치원비도 엄청 뛸텐데.

  • 48 42
    꿀꺽

    지화자
    어차피 엎어질거면 완벽하게, 송두리체 뒤짚어야...세상 꾸역꾸역사는거 희망도 재미도 없는데, 한판 불구경이든 쌈구경이든 해보는 것도 방법...어쩌면 그는 꼴동 혁명가인지도 모르제,,,그래서 나는 희망을 본다....으라차차

  • 91 42
    한마디

    2008년 6월 4일 재보궐선거도 있어요-그리고 그때까지 가야할러지요
    지금 이명박대통령 및 청와대, 정부,한나라당은 자기들과 의견이 틀리면 전부 좌파로 몰아붙이는데요.. 조중동-몇개월전기사랑 비교하면 180도구요 저 솔직히 기자분들 처럼 많이 모르겠는데요 조중동기사 몇개월전꺼랑 옆에 놓고 비교하면 모순투성이 거기다 미국미국 좋아하는데 그 미국 FDA조차도 화장품, 가죽제품 광우병위험하다고 하고 미국에서 조차도 OIE 못믿는데 우리만 OIE를 신성시해야 하는지.. 그전에 해결 할수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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