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의 남편이 농지를 매입한 뒤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 현행 농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박 수석이 신고한 재산공개에 따르면, 박 수석 남편인 고려대 이모 교수는 2002년 6월 추모, 김모씨와 함께 영종도내 인천 중구 운북동의 농지를 공동구입했고, 그중 1353제곱미터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 3명은 모두 서울 송파구에 주소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와 관련, "2002년 6월에 산 땅인데 불법취득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만, 남편 친구되는 분의 친구 삼촌의 권유로 매입하게 된 것이고 현재도 친구의 삼촌이 쌀 농사를 짓고 있다"며 "구입 당시에는 영농계획서 제출의무가 없었지만 작영확인서도 갖고 있다고 한다"며 불법취득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취득할 때는 외지인 구입이 가능했고 영농계획서 제출도 필요 없었다고 한다"며 "최근에도 1년에 7,80만원씩 인건비와 비료값을 지불하면서 (농산물) 생산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해명은 부분적으로 맞다.

지난 1996년 농지법 개정에 따라, 외지인도 농지를 매입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박 수석 남편이 문제의 농지를 구입한 것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문제는 농지 매입후 박 수석 남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행 농지법은 농업인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고, 농업인은 '1년 중 적어도 90일이상 직접 농사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박은경 환경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절대농지 투기 의혹이 일었을 때 농림부는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소유했다면 이는 위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박 수석 남편이 친구 삼촌으로 하여금 농사를 짓게 한 것은 비록 비료값 등을 지불했다 할지라도 현행 농지법 위반이다.

이에 대해 박 수석측은 가끔 주말에 가 경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매주 토요일, 일요일 이틀씩 농사를 지을 때만 '90일이상' 조항을 채워 현행법 위반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박 수석 부부는 이날 3개의 골프회원권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주말마다 농사를 지었을 리가 없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수석 내정때부터 논문 표절 의혹으로 비난을 받았던 박미석 수석에 대해 이번엔 농지 투기 의혹까지 제기됨으로써 앞서 낙마한 박은경 환경장관 내정자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교체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이 대통령의 최종 결단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