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선때 박근혜 제주도선대본부장을 맡았다가 공천 탈락된 현경대전 의원이 13일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특히 총선후 정계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해, 박근혜계가 무소속 연대를 통해 한나라당의 의석 과반수 획득을 저지한 뒤 향후 정국 헤게모니를 쥐려는 게 아니냐는 정가의 관측을 뒷받침해줬다.

현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에서 다른 정파를 도왔다는 이유로, 계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장 유력한 후보를 배척하는 정당에서는 더 이상 분투노력할 명분도, 동력도 상실했다"며 "한나라당을 떠나 제주도민의 당으로 심판을 받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와 당선가능성 등 모든 항목에서 다른 후보자들보다 월등히 앞섰고, 특히 당 기여도를 나타내는 대선 득표율은 제주시 지역이 가장 높았는데도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대통령 후보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제주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제주지역 선거운동을 이끌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공천탈락이 정치보복임을 강조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에 관련해 박 전 대표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혼자만의 감정으로 결정하지는 않았다"며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총선 뒤 예상되는 정계 개편과정에서 중심에 서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현재 진행되는 공천과정을 보면 마치 '학살'을 당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소위 '친 박근혜 계' 후보들은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당헌.당규에 따른 경선 등의 민주적 절차를 거치않은 '위헌 정당'이기 때문에 해산청구라도 해야 한다"고 한나라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6일 현경대 전 의원 등이 공천 신청한 제주시(갑)선거구 총선후보로 김동완 북제주을 당협위원장을 내정,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