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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기자회견-일문일답 전문]

"박근혜 치맛자락 붙잡고 살려달라던 사람들이..."

박근혜계 원외 좌장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13일 무소속연대를 비롯한 '박근혜 신당' 창당 가능성을 강력 경고하며, 이명박계 핵심 인사들의 공천 배제를 정면 요구했다. 서 전 대표는 특히 "이따위 공천, 권위주의시대에도 없던 망측한 이런 행태는 한나라당에서 사라져야한다"고 이명박계를 원색 비난했다. 다음은 서 전 대표의 기자회견문 및 일문일답. <편집자주>

서청원 기자회견 전문

최근 공천 과정 지켜보면서 잘되겠지 했는데 그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됐다.

권위주의 시대보다 더한 정당역사를 퇴보시킨게 아니냐, 그래서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 국민들이 외면할 것이다. 오늘 며칠남지 않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정한 공천을 통해서 국민이 성원을 보내주는 한나라당이 다시 사랑받도록 해야한다. 그래서 당 대표를 지냈고 또 현재 상임고문으로서 고언을 하려고 찾아뵙게되었다. 이미 배포해드린 원고를 읽고 그리고 일문일답을 받겠다.

저는 정치권 입문 이후 지난 30여년을 오직 한 길을 걸어왔다. 한나라당, 여야를 넘어 항상 함께 해왔던 당이기에 저에게 있어 한나라당은 정치적 울타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온갖 역경을 딛고 이 땅에 최초로 문민민주정부를 세웠던 당이며, 그렇게 만들었던 정권을 잃은 후에는 당의 사무총장과 대표로서 정권을 되찾기 위해 온 몸을 던졌다. 대선자금의 정치보복 칼날에 당했어도 한나라당의 집권이라는 희망만을 안고이를 견뎠다.

그런 제가 18대 총선을 한달도 채 안 남겨둔, 작금의 한나라당 공천 파동을 지켜보며, 피눈물을 쏟는 심정으로 경고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천은 공천이 아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민주정치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독재적 형태이며, 최소한의 원칙도 기준도 없는 밀실야합과 정적제거, 승자독식에 모든 것을 거는 반역사적 퇴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뿐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엄청난 지지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노무현 정권의 국정실패가 한나라당에 대한 무한한 기대로 표출된 것이다. 이번 대선의 승리는 분명 이명박 후보만의 승리는 아니었다. 난파직전의 한나라당을 살려낸 박근혜 대표의 지도력과 묵묵히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온 모든 한나라당 당원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이자, 한나라당에 새로운 희망을 거는 모든 국민들의 지지가 함께 만들어낸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런 한나라당을 이번 공천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마치 대선승리의 전리품을 챙기듯 철저하게 사당화해 나가고 있다. 입에는 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모든 암수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반대편을 숙청해 나가고 있다. 오로지 박근혜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앞길이 창창한 젊고 유능한 정치인들을 생매장시키고, 나이 든 사람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당에 대한 기여도가 아무리 높아도 소위 실세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으면 가차없이 난자하고 있다.

역사는 정파의 이익을 위해 무차별로 반대파의 숙청을 자행해 온 과거 정치세력들이 종국적으로 어떤 결과를 맞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편을 가르고, 싸우고, 그 와중에서 국정을 표류시켜온 구태정치는 결국 국민적 심판을 받았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오직 정치적 사욕만을 앞세우는 정치세력에게 국민들은 항상 철퇴를 가해왔다. 될 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나라 살리기, 경제 살리기, 국민 통합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이명박 정권이 그 시작부터 내부 파벌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초대 내각 파동보다 더 심한 공천 파동이 일고있다. 개혁이라는 미명아래 한나라당은 지금 역사적 퇴행을 자행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공천이고, 누구를 위한 공천인가? 대한민국 국회를 다시금 거수기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정권창출을 위해 음지에서 헌신했던 수많은 동지들이 밀실에서 작성된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리스트에 의해 시나리오대로 암살당하고 있다. '계파 나눠먹기'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철저하게 '승자독식'만 있다.

일부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친이를 뺀곳은 친이, 친박을 뺀 곳에도 친이"만 있다. 오죽했으면 정권도 출범하기 전, 강재섭 대표가 "이명박 당선자를 팔고 다니는 측근들은 간신들이며. 그 간신들 때문에 같이 일 못해먹겠다"고 이야기했겠나?

그렇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국민의 눈을 속이고 민심의 경고에 귀 닫고, 공천을 무슨 '곶감빼먹는 개임' 정도로 치부한다면 그 결과는 준엄한 국민적 심판일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한나라당이 '개혁공천'을 말하려면, 먼저, 간신이라고 지목된 사람들, 집권 공신인양 완장을 차고, 행세하며, 정권을 농단하려는 사람들부터 공천에서 배제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공당의 공천을 책임지라고 위임된 권한을 원칙도 없이 행사해, 실세들의 뒷배를 봐주는 것으로 회자되고 있는 외부 공천심사위원들이 최소한 비례대표 불출마 선언부터 하고 나서 공천에 임해야 할 것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로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여러분, 저는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의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그리고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선택할 것이다. 이미 잘못된 길로 발을 들여 놓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세력들이 이 파행과 퇴행을 얼마나 시정할 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나서야 한다면 주저없이 싸울 것이다. 과거 제 정치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던 '반독재투쟁'에 다시 나서는 일이 없기를 고대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고난의 10년을 통해 발전시키고, 지켜온 정당민주화의 발자취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진심으로 촉구한다.

질의 응답

-주저없이 나서서 싸울 것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 앞으로 어떤 계획인가?

=싸운다는 것은 이런게 싸우는 게 아닌가? 앞으로 보면서 잘못된 것을 시시비비 가리고 누가 무서워서 집권했다해서 힘쎈 사람있다해서 제가 말못할 사람 아니다. 제가 박근혜 대표를 도왔다.

원인은 간단하다. 박 대표는 누가뭐래도 죽어가는 한나라당 살린 사람이다. 울고불며 선거치뤘다. 많은 사람들이 치맛자락 붙잡고 살려달라했다. 이명박 정권 출범 계기가 된 거다. 그러나 그 사람 됐다고 젊고 유능한 사람 자르고 해서 여기 공천할 사람 저기로 보내고 이따위 공천, 권위주의시대에도 없던 망측한 이런 행태는 한나라당에서 사라져야한다. 이런 것에 울분 안나타내는 사람 있겠나?

내 주변 많은 사람들이 '내가 여론조사에서 20~30% 앞서고 있다. 왜 내가 떨어졌느냐, 서청원 대표님 우리를 인도하고 살려달라'고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방법은 하나다. 박근혜 대표가 신당을 만드는 것이다.' 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박 대표가 결정할 문제다. 박 대표에게 이런 문제 말씀드렸다. 그것도 저것도 안되면 야당 시절 당내에서 고생한 사람있다. 구체적으로 무소속 연대란 얘기도 듣고있다. 어떤 사람은 당을 만들자, 기존 정당으로 가자는 사람도 있다. 아직 저는 얘기만 듣고만 있다. 제가 기자회견을 한 이유는 낙선된 사람들이 밤낮없이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눈물을 흘린다. 처참해서 못 본다. 나도 같이 눈물을 흘린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그런 생각과 계획을 추진하지 않았으나 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활발하게 한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답변은 못 드린다.

-오늘 기자회견은 박 전 대표와 미리 상의 했나?

=내가 박 대표에 의해 움직이지는 않는다. 박 대표가 굉장히 고뇌하는 것 같다. 어제 TV를 보니까 측은하더라. 얼굴도 수축해지고 얼마나 가슴아프고 고뇌하겠나?

-이미 탈락한 자파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할 생각있나?

=우리, 저 청주에 윤경식 전 의원, 김진환 위원장은 변호사로서 4년동안 고생했는데 청주에서 싹 달아놨다. '내가 20~30% 앞선다'고 다 그랬다. 원칙과 기준이 없다.

-이번 공천 사태의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나?

=누구에게 있다고 말하는게 좋겠나? 여기 다 대충 나온것 아닌가? 다음에 할 얘기가 있을 것이다.

-자파 탈락 인사들의 무소속 연대 등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박근혜 전 대표가 결정하면 그들이 움직이지 않겠나?

-박근혜 전 대표가 영남권 공천 심사에 따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그건 내가 잘 모르겠다. 박근혜 대표가 알아서 결정할 몫이다. 내가 대답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자유선진당과의 연대가능성도 있나?

=아직 접촉 안해봐서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박근혜 신당 가능성도 있나?

=서울 광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우리쪽 인사가 여론조사를 돌려보니, 박근혜 신당이 나오면 그 지역에서 33%까지 나온다고 하더라. 그 보고를 받고 그 사람도 놀랐고 나도 깜짝 놀랐다. 자 여기까지만 하자.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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