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생전 근무 당시 근태기록과 통화 녹취록 등 소송자료가 온라인에 유출돼 MBC 제3노조가 "2차 가해" 의혹을 제기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기상캐스터 갤러리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2일부터 '오요안나 근태보고서', '오요안나 인성' 등의 제목으로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근태보고서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2022년 1월 26일부터 2023년 1월 12일까지 약 1년간 9차례 연락이 두절된 채 지각해 방송사고를 낼 뻔(5회)하거나 무단결근(4회)을 했다. 이로 인해 선배인 이현승·박하명이 두 차례씩 ‘대타’로 방송에 투입됐다.

공개된 통화 녹취에는 오요안나가 모친에게 선배들의 조언에 고마움과 존경을 표하다가도 “내가 진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 XXX 진짜. 존경하는데 XXX이야 진짜” 등 욕설을 섞어가며 격한 불만을 토로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MBC 제3노동조합은 24일 성명을 통해“최근 언론에 보도된 ‘故 오요안나 방송사고, 지각내역서’ 문건은 유족에 대항하는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문제의 문건은 제목란에 ‘故 오요안나’라고 적고 있어서 오요안나 씨 사망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분’ 단위의 ‘TIME LINE’이 적시돼 문화방송(MBC)이 조직적으로 전산 출퇴근 기록 등을 토대로 도움을 주거나 직접 조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만약 이 문건이 오요안나 씨 유족을 대상으로 한 소송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 회사가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와 연대해 소송 대비 자료를 작성하고 언론플레이를 위해 유출한 것으로 보여 ‘비양심적’인 2차 가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사측에 의한 2차 가해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또한 “오요안나 씨의 지각은 선배 기상캐스터가 뉴스투데이 날씨 코너를 넘겨준 뒤 퇴근 후 남게 하여 훈육을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시작한 이후에 발생했다”면서 “오 씨의 유족들은 ‘괴롭힘으로 병을 주고 이 때문에 지각을 한 것을 다시 나무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라며 유족들의 반발을 전했다.

아울러 “문화방송은 기상캐스터들에게 매달 1백만원이 넘은 의상 대여비를 본인 부담으로 돌리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면서 “회사가 나몰라라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오요안나 씨에 대한 훈육이 정당했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한다면, 이는 정말 공영방송으로서 무책임하고 비양심적인 대응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열한 인간들, 니네들이 결국 할 수 있는 건 이런 거겠지. 그래서 니네들은 사회적 흉기야"라며 사측을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