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기업당 최소 10억달러 투자하길"
최태원 "인센티브 있어야 투자". 향후 한미통상협상 난항 예고
'대미통상 사절단' 단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삼성, 현대차, LG 등 4대 그룹과 한화, HD현대,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재계 인사 10여 명은 지난 21일 오전(현지시간) 러트닉 장관 취임 선서식에 앞서 러트닉 장관과 40여분간 만났다. 러트닉 장관이 앞서 두차례 예정됐던 면담 계획의 일방적 취소후 취임식 직전 마련한 자리였다.
참석자 등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 기업인이 수천만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을 소개하자 '최소한 10억달러의 투자를 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무조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한 게 아니라 10억달러 투자부터 미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니 그 정도를 하면 좋겠다고 설명하는 취지였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러트닉 장관 선서식 이후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 각서에 서명하면서 "객관적인 기준에 입각한" '패스트트랙'(fast-track) 절차를 신설하겠다고 했으며, 또 10억달러를 넘는 대미 투자에 대한 환경 평가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투자를 약속하면 당장 1년안에 착공과 같은 구체적인 추진을 보여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를 약속만 하고 시간을 끄는 것은 용인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한국 참석자들은 ‘한국이 지난 8년간 1천600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했고 이를 통해 8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1일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느 기업도 '트럼프 시기에 얼마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다가가지 않고, 이게 내 장사에 얼마나 좋으냐 나쁘냐를 얘기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좀 더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계속 (미국이) 세금도 내리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뭐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지 않나. 그러니까 좀 더 지켜봐야겠다"며 "그래야 계획을 짜거나 뭘 하는데 반영을 시킬 수 있는데 지금은 아직 뭐가 나온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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