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공포' 확산, 다우지수 3만선 붕괴
미국 주택-제조업 경기 급랭. "경기침체 이미 시작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1.46포인트(2.42%) 하락한 29,927.07로 장을 마쳤다. 심리적 저지선인 다우지수 3만선이 무너진 것은 2021년 1월 이후 처음이다.
S&P500지수는 123.22포인트(3.25%) 떨어진 3,666.7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53.06포인트(4.08%) 급락한 10,646.10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연준의 뒤를 이어 영란은행과 스위스중앙은행이 신속히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폭풍으로 유럽 증시도 급락했다. 특히 스위스중앙은행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15년만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31% 급락한 13,038.49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39% 떨어진 5,886.24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은 3.14% 내린 7,044.98에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2.96% 떨어진 3,427.91로 거래를 마치며 최근 3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주가 급락은 미국경제 곳곳에서 경기 침체 신호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주택경기 급랭 조짐이 뚜렷해졌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은 전월보다 무려 14.4%나 줄어든 연율 154만9천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해 2021년 4월 이후 13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날 수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6%보다 크게 낮은 수치였다.
5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7% 줄어든 169만5천 채(계절 조정치)에 그쳐 2.1%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에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평균 5.78%로 치솟아,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금은 집을 사지 말라"는 제롬 파월 미연준 의장의 경고대로 부동산거품 파열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제조업 경기 위축도 뚜렷해졌다.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6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활동 지수는 전월 2.6에서 이번달 -3.3으로 급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8를 크게 밑도는 것이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며, 지수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로 돌아섰음을 시사한다.
이같은 경제 지표들은 내년에 본격화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 시장 공포를 키웠다.
실제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코노미스트> 의뢰로 11∼14일 나흘간 미국 성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는 "미국이 현재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22%에 그쳤고, 나머지 22%는 판단을 유보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33포인트(11.24%) 급등한 32.9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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