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이재명 겨냥해 "현금복지보다 기회복지"
"흙수저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기회공화국’ 만들어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기존 대선주자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빨리 취업해 소녀가장 역할을 해야 할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 폐업하는 수제비집 주인 등을 소개한 뒤, "어떻게 해야 이런 학생, 청년, 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복지 이야기들이 많다. 국제적 기준이나, 양극화 수준을 볼 때 복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당장 북유럽 수준으로 복지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재원마련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거나 증세가 필요한데 국민적 동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를 늘리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져 저소득층, 실업자, 노년층에게 도움이 되고 빈부격차도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복지 확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복지만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올라가며 주거와 교육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특히, 현금복지를 늘린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답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며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혁신창업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인적자본을 확충·강화하는 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 고졸과 지방대 출신 취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이나 주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열거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 경제 사회의 틀과 제도, 의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 낡은 사회정치적 제도 혁파)"이라며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각자도생’에서 ‘상생과 연대’로 바뀔 때 실현될 수 있다. 그래야 힘든 처지의 학생, 청년, 자영업자, 수많은 흙수저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다. 이제 그 길을 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한 접근법인 셈이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자 김 전 부총리가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양상이다.
그는 조만간 저서 출간을 계기로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동연 글 전문
의정부에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초청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제 책을 읽고 만나고 싶어했답니다. 전교생이 600명 정도인데 방역수칙을 지키며 모인 50명의 학생들에게 제 경험을 이야기하고, 저도 학생들의 힘든 환경과 현실을 가슴 아프게 들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한 학생이 슬그머니 제게 손 편지를 전했습니다. 고3 학생인데, 중3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빨리 취업해 소녀가장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학생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날 의정부 가는 길에는 집에서 서너 정거장 떨어진 수제비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수제비를 좋아해 가끔 가는 맛집인데 다음 날 폐업한다고 해서 시간을 내 갔습니다. 건물주가 바뀌면서 입점한 음식점들 보고 나가라고 한 모양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제 책에 ‘기운내시라’고 써서 드리며 작별인사를 나눴습니다. 주인께서는 “내일 문 닫으려니 손님이 더 많네요.”하면서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저는 따라 웃지 못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우리의 이웃들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학생, 청년, 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복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국제적 기준이나, 양극화 수준을 볼 때 복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북유럽 수준으로 복지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재원마련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거나 증세가 필요한데 국민적 동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지를 늘리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져 저소득층, 실업자, 노년층에게 도움이 되고 빈부격차도 일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지 확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요? 복지만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올라가며 주거와 교육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현금복지를 늘린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결국 답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 기회와 역할이 주어지면 우리 국민은 신바람 나게 일하고 도전합니다. 그래서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기회복지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부족한 기회를 놓고 전쟁 같은 경쟁을 하게 됩니다.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지 않다 보니 부와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문제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결국 양극화, 사회갈등, 공정의 문제도 ‘기회’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복지국가의 건설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향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소득수준이나 복지수혜에 관계없이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복지’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혁신창업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인적자본을 확충·강화하는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합니다. 고졸과 지방대 출신 취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이나 주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회복지’는 결국 기회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입니다. 이것은 우리 경제 사회의 틀과 제도, 의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각자도생’에서 ‘상생과 연대’로 바뀔 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힘든 처지의 학생, 청년, 자영업자, 수많은 흙수저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그 길을 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빨리 취업해 소녀가장 역할을 해야 할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 폐업하는 수제비집 주인 등을 소개한 뒤, "어떻게 해야 이런 학생, 청년, 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복지 이야기들이 많다. 국제적 기준이나, 양극화 수준을 볼 때 복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당장 북유럽 수준으로 복지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재원마련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거나 증세가 필요한데 국민적 동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를 늘리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져 저소득층, 실업자, 노년층에게 도움이 되고 빈부격차도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복지 확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복지만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올라가며 주거와 교육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특히, 현금복지를 늘린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답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며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혁신창업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인적자본을 확충·강화하는 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 고졸과 지방대 출신 취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이나 주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열거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 경제 사회의 틀과 제도, 의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 낡은 사회정치적 제도 혁파)"이라며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각자도생’에서 ‘상생과 연대’로 바뀔 때 실현될 수 있다. 그래야 힘든 처지의 학생, 청년, 자영업자, 수많은 흙수저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다. 이제 그 길을 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한 접근법인 셈이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자 김 전 부총리가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양상이다.
그는 조만간 저서 출간을 계기로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동연 글 전문
의정부에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초청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제 책을 읽고 만나고 싶어했답니다. 전교생이 600명 정도인데 방역수칙을 지키며 모인 50명의 학생들에게 제 경험을 이야기하고, 저도 학생들의 힘든 환경과 현실을 가슴 아프게 들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한 학생이 슬그머니 제게 손 편지를 전했습니다. 고3 학생인데, 중3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빨리 취업해 소녀가장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학생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날 의정부 가는 길에는 집에서 서너 정거장 떨어진 수제비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수제비를 좋아해 가끔 가는 맛집인데 다음 날 폐업한다고 해서 시간을 내 갔습니다. 건물주가 바뀌면서 입점한 음식점들 보고 나가라고 한 모양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제 책에 ‘기운내시라’고 써서 드리며 작별인사를 나눴습니다. 주인께서는 “내일 문 닫으려니 손님이 더 많네요.”하면서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저는 따라 웃지 못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우리의 이웃들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학생, 청년, 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복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국제적 기준이나, 양극화 수준을 볼 때 복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북유럽 수준으로 복지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재원마련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거나 증세가 필요한데 국민적 동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지를 늘리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져 저소득층, 실업자, 노년층에게 도움이 되고 빈부격차도 일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지 확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요? 복지만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올라가며 주거와 교육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현금복지를 늘린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결국 답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 기회와 역할이 주어지면 우리 국민은 신바람 나게 일하고 도전합니다. 그래서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기회복지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부족한 기회를 놓고 전쟁 같은 경쟁을 하게 됩니다.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지 않다 보니 부와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문제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결국 양극화, 사회갈등, 공정의 문제도 ‘기회’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복지국가의 건설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향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소득수준이나 복지수혜에 관계없이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복지’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혁신창업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인적자본을 확충·강화하는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합니다. 고졸과 지방대 출신 취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이나 주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회복지’는 결국 기회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입니다. 이것은 우리 경제 사회의 틀과 제도, 의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각자도생’에서 ‘상생과 연대’로 바뀔 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힘든 처지의 학생, 청년, 자영업자, 수많은 흙수저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그 길을 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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