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동료들 "한달에 10일이상 폭행 당했다"
체육인들 "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다" 분노
현역 선수인 두 명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우리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우리를 집단으로 따돌리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2016년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했으며,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들 당했고,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었다고 감독과 팀 닥터가 술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주장 선수는 훈련하면서 실수하면 내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 살려달라'고 사정했다. 감기, 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주장 선수는 내가 잠이 들자,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전화 잠금을 풀고, 내 모바일 메신저를 읽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주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다른 선수와 가깝게 지내는 것도 막았다.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했다"며 "숙현이 언니가 팀닥터에 맞고 나서, 휴대전화를 보며 울 때도 '쇼하는 것, 뒤에서 헛짓거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언니와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등 40여개 스포츠·시민단체('고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요청에 답하기 위해 모인 단체')는 "최숙현 선수가 우리 곁을 떠날 때까지 많은 '사회적 기회'가 있었다"며 "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다"라며 최 선수가 넉달 전에 대한체육회 등 6개 관련기관에 폭행 사실을 알렸음에도 미적댄 기관들을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고 말한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바람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체육계 근본 구조 개혁을 요청하고, 우리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독립성, 전문성, 신뢰성, 책임성이 보장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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