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업자 106만명…IMF사태후 첫 100만 넘어
고용률 하락폭 8년여만에 최대…고용·실업 지표 동반 악화
3분기 기준으로 실업자 규모는 외환위기의 여진이 이어진 1999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고, 고용률 하락폭은 분기 기준으로 8년여 만에 가장 컸다.
정부는 고용의 질 악화를 무릅쓰고 단기 일자리 확대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에 고용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2천명 늘어난 106만5천명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의 후폭풍에 시달리던 1999년 133만2천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다. 100만명을 넘은 것도 19년 만에 처음이다.
3분기에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으로 읽힌다.
분기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모두 1분기나 2분기였다.
통상 실업자는 취업 시즌인 1·2분기에 늘다가 3분기 이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구직시장에 뛰어드는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실업자가 늘면서 3분기 실업률은 3.8%를 기록, 1년 전보다 0.4%포인트나 치솟았다. 실업률 상승폭은 2014년 4분기(0.4%포인트) 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크다.
실업률 상승은 실업자가 경제활동인구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실업률은 구직자의 취업 애로를 보여준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 취업자 수 자체가 줄거나 취업준비생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늘면 실업률만으로 고용시장을 온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을 뜻하는 고용률도 고용 시장을 분석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고용률은 수시로 구직시장에 드나드는 경제활동인구 증감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실업률이 악화할 때에도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실업률과 함께 고용률도 나빠지고 있다. 인구에 비해 취업자 증가 속도가 느리거나, 감소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3분기 고용률은 61.1%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10년 1분기(-0.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고용률은 두 분기 연속 떨어졌고 하락 폭도 커졌다. 최근 고용 상황을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3분기 고용 지표가 악화하면서 올해 연간 지표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취업자 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10만1천명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10만8천명 줄어든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1∼9월 월평균 실업자는 111만7천명으로,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1∼9월 실업률도 4.0%로 2001년(4.2%)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겨울에는 고용시장이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 정부가 고용의 질 악화 우려에도 단기 일자리 카드를 꺼낸 데는 이런 상황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가 채용 계획을 밝힌 5천명의 체험형 인턴은 모두 채용 기간이 5개월 이하인 단기 일자리다.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은 일자리 지표로 계량하기 어려운 청년층의 실업 고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청년층은 인턴 경험을 통해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회복도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기 일자리 대책을 포함해 이달 중 투자 확대, 세제 지원 등을 망라한 일자리 대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은 기존 계획을 확대한 것으로 청년층의 실업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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