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윤리위원회는 20일 오후 정인봉 변호사를 출석시켜 소명을 듣고 징계수위를 논의한 끝에 출당 조치하지는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회의후 “징계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정인봉 변호사가 이번 사태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윤리위원들 앞에서 공식 사과했고, 자신도 ‘당에서 나가라는 결정만 아니면 어떤 징계든 달게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이런 마당에 모멸차게 내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정 변호사가 오늘 윤리위에 출석해 ‘내가 잘못한게 무엇이냐’ 이런 식으로 나올까봐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 변호사가 의외로 이번 사태에 사과했고, 더 나아가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도 격한 언사를 한 데 대해 사과를 표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이 날 윤리위에 출석 “검증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난 대선 때 두 번이나 후보의 도덕성 문제 때문에 실패한 경험을 보고, 신뢰할 만한 후보를 내야 한다”며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제제기를 했는데 당의 명령을 따르지 못하고 절차에 있어 당이 정한 절차 따르지 못한 것이 잘못됐다”고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이같은 정 변호사의 태도에 윤리위원들도 이해하게 됐다”며 정 변호사에 대한 징계 수위가 예상보다는 낮아질 것임을 재차 시사했다. 정 변호사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는 오는 23일 윤리위에서 결정된다.

한편 인 위원장은 이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김유찬 씨의 폭로 증언과 관련, “그 문제까지 다 포함해서 후보검증은 이뤄져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당연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물론 지금처럼 후보검증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는 것은 미처 예상못했던 것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검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 한나라당 대표를 뽑자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의 대표가 될 한나라당 후보를 뽑는 것인데 그 정도로 검증안해서 되겠냐”고 덧붙였다.

그는 정 변호사의 ‘이명박 X파일’ 사태를 놓고서도 “온 국민들의 관심을 다 집중시켜 놓고 열어보니 이미 나왔던 내용이라 그 경과에 대한 실망은 컸다”면서도 “그래도 그것이 검증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국민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밝혀, 당지도부와 시각차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