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장판사는 이용훈 대법원장 적극 옹호
이 대법 사퇴 촉구 글, 법원 내부 분란으로 비화
현직 부장판사의 이용훈 대법원장 자진 사퇴 촉구 글에 맞서, 또 다른 부장판사가 나서 이 대법원장을 적극 옹호하는 등 법원 내홍이 확산되고 있다.
문형배(42) 창원지법 형사3부 부장판사는 20일 법원내부통신망에 ‘정영진 부장에 대한 반박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 부장님, 누구를 위하여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까? 법원은 대법원장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라고 정영진 부장판사의 글을 정면 반박했다.
문 판사는 “법원은 판사들의 것만도 아니다”라며 “그러므로 법원을 대표하는 대법원장을 비판할 때는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것”이라고 이용훈 대법원장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뚜렷한 근거, 국민의 이익 어느 한 쪽에도 부족함이 있다면,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는 것을 본분으로 하는 판사의 글로서는 부족할 것”이라며 “정영진 부장님의 글을 읽고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어 몇 자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취임한 대법원장의 거취를 거론하면서 소설 같은 시나리오를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증거로 재판하는 데 길들여진 저에게는 소설 같은 시나리오가 낯설기 짝이 없다”고 정 판사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이냐”며 “본질적으로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인사대상자가 인사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다수의 법관들에게 어떻게 비칠 지 걱정된다”며 “정영진 부장님도 연수원 14기로서 이번 고등부장 전보인사의 인사대상자로 보여지는데, 정 부장님의 글이 인사불만에서 비롯된 감정의 토로로 여겨지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정 판사의 글이 자신의 인사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의심했다.
그는 글 말미에서도 “인사불만에 촛점이 찍힌 정부장님의 글에는 선동가의 용기는 보이나, 순교자의 희생은 보이지 아니하다”며 “저의 글이 정 부장님 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기를 간절히 빌면서 부족한 이 글을 마친다”고 정 판사 글의 배경을 개인적 이유로 폄하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가 대법원장 거취를 논의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정 부장님은 그 동안 왜 침묵하였냐”며 “왜 부장판사라는 직함은 사용하고 있나?”고 감정적 언사를 내비쳤다. 그는 또 “정 부장님이 공감한 대로 지금 법원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면서도 “석궁테러를 당해도 피해자인 판사를 동정하기는커녕 가해자인 소송당사자를 동정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할 정도”라고 석궁 테러에 대해 정 판사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정영진 부장에 대한 반박글/ 문형배 창원지법부장판사
정 부장님, 누구를 위하여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까? 법원은 대법원장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판사들의 것만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법원을 대표하는 대법원장을 비판할 때는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뚜렷한 근거, 국민의 이익 어느 한 쪽에도 부족함이 있다면,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는 것을 본분으로 하는 판사의 글로서는 부족할 것입니다. 정영진 부장님의 글을 읽고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어 몇 자 올립니다.
첫째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취임한 대법원장의 거취를 거론하면서 소설 같은 시나리오를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증거로 재판하는 데 길들여진 저에게는 소설 같은 시나리오가 낯설기 짝이 없습니다.
둘째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입니까? 본질적으로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입니까? 법원은 국가기관 중에서 승진인사에 대한 후유증이 거의 없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며 살아 왔습니다.
셋째 인사대상자가 인사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다수의 법관들에게 어떻게 비칠 지 걱정됩니다. 정영진 부장님도 연수원 14기로서 이번 고등부장 전보인사의 인사대상자로 보여지는데, 정 부장님의 글이 인사불만에서 비롯된 감정의 토로로 여겨지지 않을 지 걱정됩니다. 저도 몇 차례 인터넷게시판에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저를 위하여, 또는 저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로 글을 올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넷째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였다면 왜 그 동안 침묵하셨습니까? 물론 정 부장님의 글 속에는 우리가 경청할 만한 주제가 들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최종영 대법원장님 시절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를 포함한 인사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고, 거기에서 수십 차례 논의를 거쳐 인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였고 그 중 상당수는 지금 시행 중에 있습니다. 고등부장 전보인사와 관련하여 단일호봉제를 도입하되 고등부장-지방부장 순환보직은 유보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리고 법관으로 한번 임용되면, 항소법원 판사까지 모두 올라가는 그런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있는 지 묻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인사제도를 다시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지금껏 해온 고등부장 전보인사가 위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가 대법원장 거취를 논의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정 부장님은 그 동안 왜 침묵하셨습니까? 왜 부장판사라는 직함은 사용하고 있으십니까? 더욱이 현 대법원장님이 고등부장 전보인사한 것을 가리켜 사실상 고등부장 승진인사였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단정짓고, 같은 맥락에서 유태흥 대법원장 시절 법관인사와 관련하여 탄핵소추가 제기된 사실을 거론하시는데, 유태흥 대법원장님이 국회의원에 의하여 탄핵소추된 이유가 고등부장 승진인사를 하였기 때문입니까? 그렇게 알고 계시다면, 그 당시 법원민주화를 위하여 사직을 무릅쓰고 행동하셨던 선배법관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스럽습니다.
정 부장님이 공감한 대로 지금 법원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석궁테러를 당해도 피해자인 판사를 동정하기는커녕 가해자인 소송당사자를 동정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런 판국에 정 부장님이 올린 글이 어떠한 해결책을 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뚜렷한 근거 없이 법원을 비판하던 사람에게 구실을 하나 더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지금 우리는 열정과 정성을 모아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인사불만에 촛점이 찍힌 정부장님의 글에는 선동가의 용기는 보이나, 순교자의 희생은 보이지 아니합니다. 저의 글이 정 부장님 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기를 간절히 빌면서 부족한 이 글을 마칩니다.
2007. 2. 20. 창원지방법원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에 문형배 올림
문형배(42) 창원지법 형사3부 부장판사는 20일 법원내부통신망에 ‘정영진 부장에 대한 반박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 부장님, 누구를 위하여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까? 법원은 대법원장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라고 정영진 부장판사의 글을 정면 반박했다.
문 판사는 “법원은 판사들의 것만도 아니다”라며 “그러므로 법원을 대표하는 대법원장을 비판할 때는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것”이라고 이용훈 대법원장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뚜렷한 근거, 국민의 이익 어느 한 쪽에도 부족함이 있다면,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는 것을 본분으로 하는 판사의 글로서는 부족할 것”이라며 “정영진 부장님의 글을 읽고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어 몇 자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취임한 대법원장의 거취를 거론하면서 소설 같은 시나리오를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증거로 재판하는 데 길들여진 저에게는 소설 같은 시나리오가 낯설기 짝이 없다”고 정 판사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이냐”며 “본질적으로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인사대상자가 인사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다수의 법관들에게 어떻게 비칠 지 걱정된다”며 “정영진 부장님도 연수원 14기로서 이번 고등부장 전보인사의 인사대상자로 보여지는데, 정 부장님의 글이 인사불만에서 비롯된 감정의 토로로 여겨지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정 판사의 글이 자신의 인사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의심했다.
그는 글 말미에서도 “인사불만에 촛점이 찍힌 정부장님의 글에는 선동가의 용기는 보이나, 순교자의 희생은 보이지 아니하다”며 “저의 글이 정 부장님 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기를 간절히 빌면서 부족한 이 글을 마친다”고 정 판사 글의 배경을 개인적 이유로 폄하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가 대법원장 거취를 논의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정 부장님은 그 동안 왜 침묵하였냐”며 “왜 부장판사라는 직함은 사용하고 있나?”고 감정적 언사를 내비쳤다. 그는 또 “정 부장님이 공감한 대로 지금 법원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면서도 “석궁테러를 당해도 피해자인 판사를 동정하기는커녕 가해자인 소송당사자를 동정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할 정도”라고 석궁 테러에 대해 정 판사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정영진 부장에 대한 반박글/ 문형배 창원지법부장판사
정 부장님, 누구를 위하여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까? 법원은 대법원장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판사들의 것만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법원을 대표하는 대법원장을 비판할 때는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뚜렷한 근거, 국민의 이익 어느 한 쪽에도 부족함이 있다면,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는 것을 본분으로 하는 판사의 글로서는 부족할 것입니다. 정영진 부장님의 글을 읽고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어 몇 자 올립니다.
첫째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취임한 대법원장의 거취를 거론하면서 소설 같은 시나리오를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증거로 재판하는 데 길들여진 저에게는 소설 같은 시나리오가 낯설기 짝이 없습니다.
둘째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입니까? 본질적으로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 승진인사를 거론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이 유례가 있는 일입니까? 법원은 국가기관 중에서 승진인사에 대한 후유증이 거의 없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며 살아 왔습니다.
셋째 인사대상자가 인사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다수의 법관들에게 어떻게 비칠 지 걱정됩니다. 정영진 부장님도 연수원 14기로서 이번 고등부장 전보인사의 인사대상자로 보여지는데, 정 부장님의 글이 인사불만에서 비롯된 감정의 토로로 여겨지지 않을 지 걱정됩니다. 저도 몇 차례 인터넷게시판에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저를 위하여, 또는 저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로 글을 올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넷째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였다면 왜 그 동안 침묵하셨습니까? 물론 정 부장님의 글 속에는 우리가 경청할 만한 주제가 들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최종영 대법원장님 시절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를 포함한 인사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고, 거기에서 수십 차례 논의를 거쳐 인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였고 그 중 상당수는 지금 시행 중에 있습니다. 고등부장 전보인사와 관련하여 단일호봉제를 도입하되 고등부장-지방부장 순환보직은 유보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리고 법관으로 한번 임용되면, 항소법원 판사까지 모두 올라가는 그런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있는 지 묻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인사제도를 다시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지금껏 해온 고등부장 전보인사가 위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른바 ‘법관계급제’ 폐지가 대법원장 거취를 논의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정 부장님은 그 동안 왜 침묵하셨습니까? 왜 부장판사라는 직함은 사용하고 있으십니까? 더욱이 현 대법원장님이 고등부장 전보인사한 것을 가리켜 사실상 고등부장 승진인사였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단정짓고, 같은 맥락에서 유태흥 대법원장 시절 법관인사와 관련하여 탄핵소추가 제기된 사실을 거론하시는데, 유태흥 대법원장님이 국회의원에 의하여 탄핵소추된 이유가 고등부장 승진인사를 하였기 때문입니까? 그렇게 알고 계시다면, 그 당시 법원민주화를 위하여 사직을 무릅쓰고 행동하셨던 선배법관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스럽습니다.
정 부장님이 공감한 대로 지금 법원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석궁테러를 당해도 피해자인 판사를 동정하기는커녕 가해자인 소송당사자를 동정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런 판국에 정 부장님이 올린 글이 어떠한 해결책을 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뚜렷한 근거 없이 법원을 비판하던 사람에게 구실을 하나 더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지금 우리는 열정과 정성을 모아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인사불만에 촛점이 찍힌 정부장님의 글에는 선동가의 용기는 보이나, 순교자의 희생은 보이지 아니합니다. 저의 글이 정 부장님 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기를 간절히 빌면서 부족한 이 글을 마칩니다.
2007. 2. 20. 창원지방법원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에 문형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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