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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 "이용훈 대법원장 사퇴하라"

[사퇴촉구서 전문] 이대법원장 통솔력 붕괴

현직 부장판사가 석궁테러 사건 등 사법불신 사태의 책임을 들어 이용훈 대법원장의 자신사퇴를 촉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현역 부장판사가 사법부 수장에 대해 사퇴를 촉구한 것은 초유의 사태로, 이는 이 대법원장의 통솔력이 붕괴됐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사태 이 지경 이른 데는 이 대법원장 부정적 행태도 한 몫"

정영진 서울 중앙지법 민사합의 11부 부장판사는 20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석궁테러 관련 이용훈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 모 전 교수의 석궁테러 행위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그가 엄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하여 사법 불신 해소 문제가 도외시 될 수 없다" 며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부정적 행태들도 중요한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용훈 책임론'을 폈다.

정 판사는 "이 대법원장은 작년 11월 단 돈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직을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변호사 시절 수임료 5천만원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않아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세무사의 단순누락과 착오일 뿐 탈루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이 이를 충분히 납득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리 혐의로 구속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의 '연루설'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이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그와 막역한 사이였다는 조모 전 고등부장판사와의 친분 때문에 대법원 관계자들이 수사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보도한 내용에 대하여서도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모 전 부장판사의 부장판사 승진기념 전별금 의혹에 대한 검찰 관계자의 진술과 관련해서도 이용훈 대법원장은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하였는데 종전 세금 탈루 등 관련 사안에서 '신앙인' 운운하면서 적극 해명하던 그가 이번에는 종전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는 기자들의 문제 제기에 이 역시 제대로 해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혹자는 돈 주었다는 직접 증거가 없는데 무슨 의혹이냐고 반론을 펼지 모르나 사법불신이 문제되는 상황에서는 해명되는 것이 중요하지 직접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계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이용훈 대법원장은 국민들의 의혹을 사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명쾌하게 해명하여야 하고, 해명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하여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설사 자신이 결백하다 하더라도 이런 의혹들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는다면 그가 대법원장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원가족들이나 일반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이 대법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사법사상 최초로 현역 부장판사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이용훈 대법원장. ⓒ연합뉴스


다음은 정영진 판사의 글 전문.

김모 전직 교수의 석궁테러 행위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그 교수가 엄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하여 그 교수나 일반 국민들이 보여준 사법불신 해소문제가 도외시될 수는 없다. 오죽이나 사법불신이 심했으면 일부 국민들이 판사를 석궁으로 테러한 사람을 옹호하겠는가? 사법개혁, 오래 전인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추진되어 오다가 실제 입법화 단계에서 번번이 실패한 바 있는 사법개혁이 이번에는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사법개혁 관련 법률 중 극히 일부만이 국회를 통과하였고, 많은 관련 법률들은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이번 임시 국회에서 타결한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진전은 보이지 아니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사법시험 한번 합격하였다고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대학 학부 과정을 통하여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후 로스쿨에서 제대로 법조인으로서의 훈련을 마친 사람들만 법조인 시키자고 도입된 것이 로스쿨 제도 아닌가? 제대로 된 대법원을 만들어 보자고 도입된 것이 고등법원 상고부 제도 아닌가?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형사사법절차를 개혁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어떠한가? 그 동안 사법개혁추진이다 뭐다 하면서 십수 년 전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구, 토론을 하고, 공청회를 하였으며, 국민들 세금이 소비되었는가?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사법개혁 관련 법들의 국회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음에도 그 법들 중에 국회에서 심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뜻에 따르는 머슴들이다. 국민들이 사법개혁을 갈망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정략적인 이해관계를 이유로 자신들의 직무를 유기할 수 있는가? 국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국회의원들 중 누가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명단도 파악하고, 해당 국회의원들 홈페이지에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글도 올리고, 경고 이메일도 보내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데에는 얼마 전까지 언론에 보도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부정적 행태들도 중요한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용훈 대법원장은 국민들의 의혹을 사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명쾌하게 해명하여야 하고, 해명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하여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설사 자신이 결백하다 하더라도 이런 의혹들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는다면 그가 대법원장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원가족들이나 일반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작년 11월 "단 돈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대법원장)직을 그만두겠다!"고 했었는데 변호사 시절 수임료 5000만원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않아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세무사의 단순누락과 착오일 뿐 세금탈루는 없었다고 해명하였지만 이로써 일반 국민들이 이를 충분히 납득하였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세금탈루 파문과 관련해 변호사로서 수임한 사건 내역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세무신고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데 꼭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수임계약서는 모두 파기한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세금 탈루 문제는 대법원장의 도덕성이나 자질문제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형사처벌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언론으로서도, 애초 이 문제가 언론에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므로 끝까지 추적보도를 하여 진실을 알리고, 만일 세금탈루 의혹 제기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면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이를 알려야 한다. 국민들은 이에 대하여 명확히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이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그와 막역한 사이였다는 조모 전 고등부장판사와의 친분 때문에 대법원 관계자들이 수사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보도한 내용에 대하여서도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당시 언론은 제보자를 검찰 고위 관계자라고 하였고 그것도 1명이 아니라 복수의 검찰 고위 관계자가 작년 여름 조모 전 고등부장판사를 수사할 당시 지금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자리를 옮긴 목모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등 대법원 간부들이 전화를 걸어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혔었다. 심지어 말다툼까지 있었다고 보도되었고, 법원측 및 목모 헌법재판관은 검찰에 그런 내용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다만 검찰 간부가 먼저 전화를 걸어 법조비리에 연루된 판사들을 수사하겠다고 해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보도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사실 규명도 아직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조모 전 부장판사의 부장판사 승진을 기념해 전별금을 건넨 의혹이 있다는 검찰 관계자의 진술과 관련하여서도 이용훈 대법원장은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하였는데 종전 세금 탈루 등 관련 사안에서 '신앙인' 운운하면서 적극 해명하던 그가 이번에는 종전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는 기자들의 문제 제기까지 있었음에도 이 역시 제대로 해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돈 주었다는 직접 증거가 없는데 무슨 의혹이냐고 반론을 펼지 모르나 사법불신이 문제되는 상황에서는 한 점 의혹 없이 해명되는 것이 중요하지 직접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계제가 아니다. 당시 언론은 “법원과 검찰 두 기관의 갈등은 이제 사실 여부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사생결단식 대결까지 이르렀다”고 보도하였다.

언론의 문제 제기는 없지만 이번 고등부장 인사에서도 전보발령이라는 형식으로 법에 없는, 사실상의 고등부장 승진인사가 있었고, 이에 탈락한 많은 경력 많은 부장판사들이 사직하였다. 법원조직법상 법관은 대법원장, 대법관, 일반 법관 3등급의 구분만 있고, 호봉에 있어서도 단일 호봉제가 채택되어 평생 법관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 현행 법 체계인데 법적 근거가 없는 과거의 제도를 현재에도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과거 유태흥 대법원장 시절 법관 인사와 관련하여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이 대법원장에 대한 헌법소추안까지 발의한 적이 있는데도 대법원장이 이와 같은 위법한 인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혹자는 고등부장 승진제가 없다면 판사들이 보다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거에서 그 필요성을 강조할지 모르나 그 논거는 법관계급제 주창론에서 펼치는 논리이지 단일호봉제, 사법권독립을 강조하는 입장의 논리는 아니다. 법관계급제를 지향하는 경우 고등부장직 외의 다른 많은 하위 직급, 예컨대 지방법원 단독판사, 고등법원 배석판사, 지방법원 부장판사의 각 단계에서도 승진기준에 미달되는 법관들을 탈락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대두되게 된다.

법관계급제는 왜 안 되는가?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하지 못하고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재판을 하게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용훈 대법원장과 관련된 일련의 행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소설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하여 보자. 조모 전 부장판사가 이용훈 대법원장과 막역한 사이여서 이 대법원장이 어떻게든지 수사를 막아보기 위하여 법원행정처 간부들을 동원하여 검찰에 손을 쓰려고 하였다가 실패하였다. 법원에 기소된 후에도 어떻게든 실형 선고만은 막아 보려고 하였으나 실형이 선고되자 그 실형 선고를 한 부장판사를 고등부장 승진인사에서 탈락시켰다. 영장업무 담당 판사에 대하여서도 다른 영장담당판사는 법관 사무분담으로 법원 내 요직이라고 불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장의 보직을 받았는데 조모 전 부장판사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그보다 못한 형사항소부장의 자리에 배치되었다. 정말 이런 일이 현실화한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인사를 보게 되는 법관들이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는 재판을 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을까? 동기들보다 임관이 늦어 내년 고등부장 승진인사 대상자인 필자 역시 이 글로 인하여 인사상 불이익 받을 것을 걱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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