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적합도-가상대결' vs 安 '지지도-가상대결'
文측 '시민사회 중재안 수용', 安측 '거부 뒤 역제안'
문 후보측은 '적합도 50%-가상대결 50%'라는 시민사회원로들의 중재안을 수용하며 이 안을 최종안으로 제안했지만, 안 후보측은 문 후보에게 유리한 '적합도'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지도 50%-가상대결 50%' 방식을 역제안했다.
문 후보측은 이에 "안 후보측의 제안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고 밝히고, 곧바로 자정이 넘은 시각에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文측 "시민사회 원로들의 '적합도-가상대결' 중재안 수용"
긴박했던 4시간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모처에서 가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비공개 단독회동이 결렬됐고 양측 실무협상팀마저 현장에서 철수할때만 해도 추가 논의가 23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소설가 황석영, 미술가 임옥상, 영화감독 정지영씨 등 '정치개혁과 단일화 실천을 위한 문화예술인.종교인 모임' 소속 97명의 원로들이 긴급 성명을 통해 '적합도'와 '가상대결' 조사를 혼용해 합산하는 중재안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들은 "두 후보는 오늘 밤이라도 당장 회동해 협상을 마무리 짓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아름다운 결단을 내려달라"며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국민 스스로 1인 시위, 촛불행진, 단식투쟁에 나서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중재안 수용을 촉구했다.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들의 중재안을 후보와의 협의를 거친 뒤 밤 7시 55분께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밤이 중요한데 이렇게 계속 시간만 보낼 수 없다"며 "(안 후보측이) 수정 제안을 받아들여 응낙하면 오늘 중에라도 만날 수 있다"고 두 후보의 재회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安측 최후통첩 "지지도-가상대결, 선거 부정행위는 용납 못해"
그러나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스스로가 안되겠다며 철회한 안을 가져온 저의가 뭐냐"며 "두 조사는 범주가 전혀 달라 결과가 나왔을 때 누구도 승복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거부했다.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그러나 밤 11시 2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우 단장이 지지도가 아닌 애초에 이야기했던 적합도를 다시 들고 나온 건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이냐"며 '적합도' 대신 문 후보측이 협상 중반 수정제안했던 '지지도' 조사 방식으로 하자고 역제안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어서 내일 당장 실무협상팀이 여론조사 합의에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제안이 저희의 마지막 제안"이라고 최후통첩임을 강조했다. 그는 문 후보 측이 거부할 경우에 대해서도 단호한 어투로 "그건 민주당이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실무협상팀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선 ▲지지도 조사시 박근혜 후보 지지층 제외 ▲여론조사 기관 선택 ▲조사결과 오차범위 안일 경우 결과 처리 ▲여론조사 문항 ▲두 조사의 등가성-편차문제 해결을 위한 수식 설계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여론조사가 진행 중인 동안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조직적인 착신 전환을 유도하는 등 민심을 왜곡하는 선거 부정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여론조사 자체는 이미 선거 행위에 준하는 것이므로 결과를 무효로 만들 수 있는 부정과 반칙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文측 "安측 제안 숙고, 유리한 것만 고집하면 공정한 게임 아냐"
안 후보측의 역제안에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자정을 넘겨 23일 다시 브리핑을 열어 "안 후보측의 수정제안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면서 "먼저 협상팀이 조건없이 만나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선협상을 제안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그러나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유리하고, 가상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유리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양측이 절대 유리한 방식을 배제하고 중립적 안으로 하자고 한 제안이 지지도 조사였다"며 "안 후보측 안은 중립적 안(지지도)과 안 후보측에 유리한 안(가상대결)을 붙여서 하자는 것으로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고 지적해 23일 협상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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