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5일 LIG그룹 오너 일가의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에 대해 사기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 부회장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사실상 LIG그룹의 후계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윤석열 부장검사)는 이날 계열사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부도 직전의 LIG건설 명의로 1천800억원대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구본상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오춘석 ㈜LIG 대표이사, 정종오 전 LIG건설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0월 이후 LIG건설의 재무상태가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는데도 작년 3월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총 1천894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해 그 돈으로 LIG건설에 투자를 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한 LIG넥스원(25%), LIG손해보험(15.98%) 주식을 되찾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자는 757명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구 회장 일가가 모두 동일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구자원 회장은 최대주주가 아니고 고령인 점, 구 회장의 차남인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도 같은 취지로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장남인 구 부회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재계에서는 앞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단지 불법적으로 부실계열사 지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배임죄로 법정구속된 전례를 볼 때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구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