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의문사 조사관 "괴전화 실체만 밝히면 돼"
"고작 6개월 조사에 정보기관은 철저히 정보은폐"
지난 2003년부터 1년간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에서 고 장준하 사건의 조사팀장을 맡았던 고 조사관은 이날 민주당 장준하선생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당시 끝내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려야 했던 상황에 울분을 토했다.
고 조사관은 이와 관련 37년 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열쇠로 사건 당일 유족들에게 걸려온 한 통의 괴전화를 지목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사건 당일 3시께 장 선생의 실족사를 알린 전화를 한 사람은 유일한 목격자인 김용환씨다. 사건 당일 중앙정보부의 <중요정보보고서>문건에도 김씨로 기록돼있다.
그러나 김씨는 의문사위의 여러 차례 조사에서 중정이 정보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고 조사관은 김용환씨가 왜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전화를 건 사실을 부인했는지에 주목했다.
그는 "김용환씨가 격렬하게, 끝까지 부인했을까 이유를 생각해봤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인정하게 되면 자신이 전화를 어디서 걸었는지를 밝혀야 하는데 그걸 설명할 길이 없어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고현장인 포천 이동면 약사봉 일대에는 국가에서 설치한 행정전화 하나만 이장집에 있었고 의문사위는 당일 3시부터 4시 사이 외부인이 그 전화를 이용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괴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와 별도로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그 일대에서 전화를 걸었다면 이는 주변 군부대일 확률이 높고, 현재까지 밝혀내지 못했던 정부의 개입 여부가 드러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결국 그 시각에 어디에서 전화를 했는지만 확인하면 반드시 이 사건의 실체는 드러난다"며 "단언컨데 김용환씨는 목격자가 아니다. 대부분의 진술이 어긋나고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 사건의 시작과 끝이 유일한 목격자인데, 그가 목격자가 아니라면 이 사건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부분들을 반드시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부디 상식적인 새누리당의 정의화 의원이나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언급했던 그런 부분들이 새누리당의 일반적인 상식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재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진상조사위와 장준하 선생 암살의혹 규명 범국민대책위는 원내에서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유족과 합의하에 유골검증, 외부 공청회,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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