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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 나이키 마케팅전략의 꼭두각시?

생애 12번째 남자대회 출전, 1라운드 결과 프로선수 중 꼴찌

'천만불의 천재골프소녀' 미셸 위(17, 나이키골프)가 올시즌 6번째이자 생애 12번째 출전한 남자 프로골프 대회에서 최악의 플레이로 부진한 기록을 내 컷탈락이 유력해졌다.

미셸 위는 23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ㆍ7,235야드)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JPGA) 카시오월드오픈골프 1라운드에서 9오버파 81타를 쳐 출전 선수 102명 가운데 101위에 그쳤다. 미셸 위보다 아래 순위의 선수는 아마추어 선수인 오토 모도미치(11오버파) 뿐이므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프로선수들 중에서는 꼴찌다.

미셸 위는 이 날 버디는 단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한채 9개의 보기만을 양산하며 무너졌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단 1타차로 컷탈락했던 아쉬움이 컸던 탓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지난 17일 일본에 입국, 연습에 매진한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이쯤되면 그동안 미셸 위의 '성벽(性壁) 허물기' 도전에 관심과 격려를 보내던 그녀의 팬들도 고개가 갸우뚱 거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미셸 위는 5개의 남자 대회에 출전하여 지난 5월 국내에서 펼쳐진 SK텔레콤오픈에서 남자대회 도전사상 최초로 컷을 통과하는 기쁨을 맛봤으나 미국남자프로골프(PGA)대회는 물론 다른 대회에서는 모두 컷 탈락했다.

그동안 미셸위의 잇단 남자대회 출전을 놓고 콜린 몽고메리, 최경주 등 PGA 선수들의 "여자대회 우승부터 하라"는 쓴소리가 있었지만 미셸 위는 "다들 어렵다고 하는 일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는 내 모습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좋다."면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심지어 미셸 위는 최근 출연한 나이키골프CF에서 "사람들은 저에게 남자들과 겨루는 꿈은 그만 꾸고 여자대회에 전념하라고 하죠. 꿈을 접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앞으로 계속해서 남자대회에 출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른 한 편에서 보자면 나이키가 미셸 위의 '성벽 허물기'도전을 마케팅에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이키의 의도와는 달리 미셸 위의 상품가치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조짐은 미셸 위가 참가하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 현지 언론이 보이는 썰렁한 반응에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해 대회에는 미셸 위의 입국장면은 물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온 일본언론의 뉴스거리였지만 지금은 그런 열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미셸 위도 자신에 대해 썰렁해진 언론의 반응을 체감했는지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좋응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된다"며 애써 담담해 했지만 속마음이 편할리는 없다. 언론으로부터 '속 빈 강정' 취급을 당한 셈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셸 위의 남자대회 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셸 위가 평소 말하는 것처럼 남들이 이뤄내기 어렵다는 일을 이뤄내기 위한 순수한 열정의 표출이라기 보다는 나이키의 마케팅 전략에 어린 미셸 위가 놀아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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