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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3년7개월만에 최고치, 자금부동화 심화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꾸준한 증가, 부동산불안 근원

지난 9월 나라 전체의 유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광의 유동성’ 증가율이 2003년4월 카드위기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시중의 자금 부동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유동성 비중은 줄어든 반면 단기유동성 비중은 증가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9월중 광의유동성(L) 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광의유동성의 잔액(잠정)은 1천7백78조7천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한 지난달 증가률을 한달만에 넘어선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 중 금융기관들이 공급한 유동성(Lf)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9.5% 증가한 1천4백96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전월보다는 25조5천억원 늘어난 액수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장기 유동성 비중은 줄어든 반면 단기 유동성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집계했다.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의 비중은 전달 9.2%에서 8.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6개월 이상 2년미만 금융상품, 국고채 및 지방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의 비중도 소폭 하락했다. 특히 회사채와 CP는 절대 규모가 전달에 비해 2조4천억원, 국채와 지방채도 1조원 감소했다.

반면 6개월 미만 단기 금융상품(2조6천억원), 생명보험 계약준비금(2조원), 기타 금융기관상품(1조9천억원) 등은 전달보다 늘었다.

이에 따라 단기유동성(결제성예금+현금통화+6개월 미만 금융상품)은 5백28조8천억원으로 지난달(5백9조8천억원)보다 증가, 광의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월대비 0.6%포인트 증가한 29.7%로 나타났다.

단기유동성은 앞서 6월에 1천억원 줄어든데 이어 7월에는 13조 3천억원이나 급감했으며 8월에는 2천억원 감소했었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증가률이 높아진 것과 관련, “추석상여금이 지급됐고, 법인세납부 및 대출금상환 등이 월말 휴일로 인해 10월달로 이월된 영향을 받았다"며 “단기유동성의 증가는 기업의 운전자금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쉽게 이동하는 단기 대기성 자금인 부동자금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으나, 최근 부동산 투기 재연은 시중에 여전히 부동자금이 많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은이 금리 딜레마에 빠져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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