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악당에 대한 반격", 유럽-미 주가 폭등
1라운드 끝났을 뿐, "부작용으로 여름에 위기 재연될 수도"
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5.16%,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 지수는 5.30%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9.66%나 폭등했다.
특히 도미노 파산 위기설에 시달려온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고치인 14.43% 폭등했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도 11% 이상 폭등했다 .그리스 다우존스 그리스 TSM지수도 10.50% 폭등했다.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신용위험 프리미엄도 폭락했다. 그리스 5년물 국채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런던시장서 331bps(1bps=0.01%포인트) 급락, 585bps로 내려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CDS 프리미엄도 각각 66bps, 173bps 내린 173bps, 252bps를 기록했다.
범유럽 유로퍼스트 300 지수는 7.1% 상승한 1,036.10으로 마감, 2008년 11월24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의 은행지수는 14%나 올라 지난주의 하락폭을 하루에 만회했다. BNP 파리바, 방코 산탄데르, BBVA, 소시에테 제네랄, 유니크레디트 등은 20~23% 폭등했다.
유럽에 이어 개장한 미국증시도 유럽증시 폭등 소식에 동반 급등하며 지난주 폭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404.71포인트(3.9%) 오른 10,785.14에 거래를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48.85포인트(4.4%) 상승한 1,159.73을, 나스닥 지수는 109.03포인트(4.81%) 오른 2,374.67을 각각 기록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도 29.6% 내린 28.84까지 하락, 일일 낙폭으로는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마켓워치>는 유럽의 조치에 대해 논평을 통해 “시장악당에 대한 매우 담대한 반격”이라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한 유럽정상들의 조치를 긍정평가했다. <로이터> 통신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유로 환율은 장중 한때 1.30달러를 돌파하면서 1.3093달러까지 오르는 유로 초강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겨우 0.3% 오른 1.279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일 종가 수준이다.
유럽 주가가 대폭등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로 환율은 '찔끔 반등'에 그친 것.
RBS시큐어러티즈의 수석애널리스트 알랜 라스킨은 이와 관련,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유로가 1.2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투기세력의 가공스런 공세에 위기감을 느낀 유럽이 일단 대동단결해 반격을 가하는 데 성공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기금 살포가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다시 유럽위기가 재연될 소지가 크다는 분석인 셈.
특히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유로 공급량을 늘리는 데다가 유로권 금리를 저금리로 묶어두면서 유로 가치 하락을 초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번 긴급조치가 그리스 등 파산위기국가들의 상환능력 확보와는 무관하다는 점도 향후 위기 재연을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세계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동시에, 그리스는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투기세력과의 싸움에서 유럽 정부들이 똘똘 뭉쳐 1차 반격을 가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란 분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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