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콜금리를 연 4.50%인 현 수준에서 동결키로 결정한 데 대해 금융시장에서는 작금의 심각치 않은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동결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태 한은총재 "완만한 경제 성장 지속할 것"

금통위는 이날 회의 종료 후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에서 실물경기에 대해 "건설투자가 부진하고 민간소비가 일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물가 문제에 대해서는 "근원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가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회복과 고유가에 따른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부동산가격은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아직까지 불황을 걱정할 때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금통위 직후 콜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국내외 경기 상황은 한은이 예상했던 경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제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감속 일변도로 흘러가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일부 민간 연구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내년 경제성장률이 3%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7월 자동차 파업과 폭우 피해 영향으로 소비와 생산이 일시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8월 이후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난달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던 금통위가 이번 달에는 ‘동결 결정’을 통해 관망세를 유지키로 한 것은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와 미국경제의 경기 하강 우려 등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하며 연말까지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한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고수하면서도,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은 물가와 경기의 상황 전개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로이터통신>이 7일 이코노미스트 11명에게 향후 콜금리 동향에 대해 설문한 결과도 10명이 앞으로 6개월간 콜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등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콜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최근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서는 등 국내외 변수 발생에 따라 콜금리 인상 효과가 둔화될 경우 다시 한번 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