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삼성전자 기술유출 수사검사 일문일답]

"협력업체를 통해 핵심기술 유출된 신종 사례"

서울동부지검 변찬우 차장검사는 3일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유출 사건에 대해 "세계 제1의 반도체 제조회사의 핵심기술이 협력업체를 통해 빠져나간 신종 기술유출 사례"라고 말했다.

변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기술이 생명인 반도체 업계에서 경쟁사가 직접 기술을 취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장비업체는 비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며 "기술을 중시하는 비슷한 분야에 경각심을 줘 보안의식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수사였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외로도 유출됐나.

▲반도체 장비업계에서는 영업실적 제고를 위해 기술을 다른 경쟁사로 유출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는 진술은 확보했다. 다른 경쟁사로도 갔을 것으로 짐작은 되지만 이번 수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았다.

--A사 대표 곽씨가 미국 본사로 넘겼다는 진술은 안 하나.

▲곽씨가 미국 본사 부사장이어서 유출된 기술이 본사로 갔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미국 본사를 우리 검찰이 수사할 권한은 없다. 곽씨가 본사에서 다른 곳으로 보냈다는 진술은 안 하고 있다.

--A사와 하이닉스 사이에 금전적 대가가 오갔나.

▲금전적 대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제조회사와 장비회사 관계의 문제다. 하이닉스는 A사의 장비를 구매하는 입장이므로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을 하이닉스에 주고 그 대가로 장비를 사라는 식이다. 하이닉스에서 추상적으로 요청했다. "회사가 어렵다. 좀 도와달라"라고 하면 삼성전자의 비밀을 유출하는 식이다.

--하이닉스 실적 변화와 관련있나.

▲하이닉스 입장은 그 기술이 도움이 안 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가 유출된 기술로 많이 따라왔다는 입장이지만 확실한 인과관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기술이 이미 유출됐는데 구속한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지 않나.

▲수년간 대가도, 범죄의식도 없이 친분관계에 의해 중요한 비밀을 빼냈다. 현재 진행 중인 유출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이미 유출된 부분은 두 회사 간 민사 문제지 검찰이 말할 입장은 아니다.

--어떤 기술이 유출됐나.

▲현재 어느 단계에 와있고 어떤 물질로 어떤 공정을 쓰는지에 대한 것을 조각조각 빼냈다. 수년에 걸쳐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은 옛날 기술이 됐지만 80, 60, 58나노 등도 개발되는 족족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을 빼온 뒤 활용했는지.

▲본인들은 공정이 달라 빼낸 기술이 도움되는 것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두 회사의 연구개발 비용에 차이가 있나.

▲수사상 확인할 사항은 아니지만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3분의 1 정도를 투자한다.

--피해액은.

▲D램 반도체 개발하는데 2천500억 내지 3천억이 든다. 통째로 빠지면 개발비용 자체를 피해액으로 산정할 수 있겠지만 하나하나 빠져서 피해액을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가성을 수사할 계획은.

▲수사가 대체로 종결됐다. 대가 관계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동기는 충분하다. 장비업체는 장비를 많이 팔려고 "경쟁사가 이런 것을 개발했다. 너희도 개발하면 장비를 공급하겠다"라고 하면 개인적 대가보다 훨씬 큰 동기다. 자동차나 조선, 휴대전화 등에서도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친분만으로 유출했다고 하나.

▲그렇게 확인됐다. 제조업체와 장비업체는 기술에 대한 공유와 개인적 친분이 필요하다. 별 경계의식 없이 (기술을) 바꿔보고 있다. 급하다고 요청하면 수년 동안 쌓인 친분관계를 통해 유출할 수 있다.

--해외 유출을 염두에 두고 수사한 것 아닌가.

▲수사 시작단계에서 삼성전자의 비밀이 A사로 유출됐다는 단서만 포착했다. 수사를 하다 보니 하이닉스로 간 게 확인된 것이지 처음부터 하이닉스나 다른 회사로 넘어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한 것은 아니다.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을 A사가 가진 게 확인됐나.

▲하이닉스의 비밀이 A사에 일부 있었던 것은 확인됐지만 그게 삼성전자로 넘어간 흔적은 없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