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도 화났다! 이상득 "TK가 바보냐"
"뺏는다고 순순히 뺏기겠는가", "나는 비실비실하지만"
25일 <매일신문><영남일보> 등에 따르면, 이상득 의원은 24일 주호영 특임장관이 대구경북 지역언론들과 긴급 마련한 오찬 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세종시 블랙홀' 파문을 야기한 정부에 대해 강도높은 질타를 가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의 포스텍(옛 포항대)이 MOU(이행각서)를 체결한 막스플라밍연구소까지 세종시로 유치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하면서 TK여론이 들끓자 긴급 진화에 나선 셈이다.
이상득 의원은 작심한듯 "대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갈 것들이 세종시로 간다는 소리가 있는데, 그런 말이 나올 때마다 화가 난다"며 "도대체 대구가 어떻게 해서 따낸 것인데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더 나아가 "대구경북이 바보도 아니고 뺏는다고 순순히 뺏기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법에서 정해 놓은 것을 어떻게 빼갈 수 있느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첨단복합단지 유치 과정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말로만 떠들던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계속 말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분통 터질 일"이라며 이전설을 주장하는 이들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거듭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열심히 한 대가로 지정된 것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오기로 한 것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대구경북이 결코 피해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는 비실비실하지만 대구경북 의원들이 지역 이익을 위해 독하게 하고 있다"며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자신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작금의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울분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배석한 주호영 장관도 "세종시가 대구와 경북은 물론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다"며 "세종시와 관련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으로 이리저리 둘러맞추는 정책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어 "오는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다른 지역의 피해는 없다'는 견해를 나타낼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주 장관실 고위 관계자는 "세계 10대 병원의 하나인 파크웨이와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가 세종시로 간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파크웨이는 대구,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는 포항에 유치될 것으로 본다"며, 앞서 정운찬 총리 주재 2차 민관합동회의에서 나온 내용이 현실화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 형인 이 의원까지 '세종시 블랙홀'을 질타하고 나서면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는 더욱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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