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운찬, '박근혜 벽' 정면돌파키로
정운찬, MB에게 세종시 수정안 보고. MB '대국민 담화' 추진
정 총리는 4일 오후 2시반 이명박 대통령에게 긴급 주례보고를 통해 행정관청 9부2처2청을 이전하는 세종시 원안을 백지화한 뒤, 교육과 과학, 기업 등이 복합된 국제비즈니스 도시를 건설하는 대안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총리 자문기구인 세종시위원회와 실무 기구인 세종시 태스크포스 구성 방안 등 향후 '수정 세종시'를 추진할 로드맵도 함께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면담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 총리와 이 대통령이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서두르고 나선 것은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 고수 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세종시 원안 고수' 여론이 '수정 여론'을 앞지르는 등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자 서둘러 세종시 수정안을 공론화해 여론 흐름을 되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 총리의 수정안 보고후 이 대통령은 금명간 세종시 수정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 반대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일보>는 4일 정몽준 대표 측근의 말을 빌어,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당내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 의원들이 반대해 앞날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염려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과 정 총리가 박 전 대표와의 일전불사 태도를 분명히 하자, 친박계 대응도 점점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친박계 의원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3일 밤 과천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만찬에서정운찬 총리를 향해 "박근혜 전 대표는 누구보다 세종시 문제를 많이 고민한 분"이라며 "정운찬 총리가 박 전 대표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내각의 수장인 정 총리에 대한 최 장관의 비판은 유사시 장관직에 연연치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친박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당 지도부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를 질타하면서 사무부총장직을 내놓는 실력행사를 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친이계 모임 '함께 내일로'가 3일 밤 긴급회동을 가진 데 이어 오는 6일에는 MB최측근들인 '안국 포럼' 소속 의원도 만나기로 하는 등, 친이-친박 진영간 대격돌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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