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집회 때마다 "검거인원을 늘리라"며 검거를 독려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 상반기 주요 시위진압 무선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일 취임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그 후 5월 촛불시위 1주년 집회 등 주요 집회 때마다 직접 무전기를 통해 현장 지휘부를 직접 지휘했다.
주 청장은 5월1일 촛불1주년 집회 때 기동본부장에게 "지금 마지막 이거는 잔당소탕이나 다름 없어, 경력들 펼쳐가지고 구석구석 수색하고, 검거를 열심히 했지만 지금 검거는 작으니까 검거를 많이 하도록 해요, 특히 깃발 든 시위대는 반드시 검거를 하도록"이라며 '잔당소탕'을 지시했다.
주 청장은 다음날인 5월2일 집회 때도 "(시위대가) 절대로 올라오는 일이 없도록 완전 차단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광화문, 을지로 등 도심 일대 지하철역 완전 차단을 지시했다.
그는 또 "오늘 이 시위대들은 지난 촛불 때 많은 시위경험을 갖고 있고 지금 하기 때문에 상당시간 가두시위가 예상된다"며 "그래서 이것에 해결방법은 초기에 많은 검거를 하는 것이 해결책이기 때문에 보는 족족, 보는 족족 검거하기 바라고, 설사 인도에 산재되어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쫓아가서 검거를 해서 오늘 집회관리가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주길 바란다"고 공격적 검거를 지시했다.
주 청장은 또한 시위가 일몰 이후로 이어지자 "오늘은 시청행사가 다 엉망이 되었기 때문에 검거인원이 많아야 한다"며 "초반부터 검거를 많이 하라고 했는데, 오는 족족 검거해서 검거인원을 많도록 하라"고 무차별 검거를 지시했다. 그는 "지금 시간부터는 작전이 있으면 검거위주로 해서 시위대들을 좀 많이 잡아야 돼"라며 "오늘 시위대들은 지난번에 촛불집회 주도했던 사람들이고 오늘 시청 행사를 완전히 방해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검거에 철저를 기할 수 있도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청벽 쪽에 있는 사람들은 차단시켜서 검거하는 걸로 조치하자고"라고 토끼몰이식 검거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시위진압 종료 후엔 "2~3일간 우리 진압 아주 잘 되었다고 청장이 평가한다"며 "대단히 수고하셨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주 청장은 5월30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철거 때도 "도로에는 사람이 별로 없지?"라고 물은 뒤, "신속하게 처리해, 보니까 장애물이 별로 없네"라고 신속한 분향소 철거를 지시했다.
그는 6월10일 6.10항쟁 기념집회 때에도 "자꾸 재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1부단장과 협조해서 아까 지시대로 물포가 발사되면 흩어질 때 그렇게 해서 서울광장 쪽으로 전부 해산시키고 조치할 수 있도록"이라고 현장에 강경 진압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