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고향,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
"세종시는 안된다면서 4대강이나 한다니..."
<충청투데이>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통과된 28일 오후 4시경 정 총리가 출생한 충남 공주시 탄천면 덕지리를 찾았다.
29일자 <충청투데이> 르포기사에 따르면,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를 배출한 마을이라면 으레 “경사 났다”며 잔치준비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어렵사리 덕지리 노인회관에서 만난 김창욱 씨는 정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통과 소식에 “총리가 되면 뭐하냐”며 “(정 후보자가) 충청도 사람이라고 하는디, 고향 위해 뭔 일을 했단 말이여. 세종시는 안된다며 4대강이나 한다니… 오죽하면 충청도 당이라는 선진당이 반대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덕지리 노인회장 심규철 씨도 “그 양반이 총리해도 충청도에는 무해무덕(無害無德)할 겨”라며 “대학총장 노릇 할 때도 고향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앞으로라고 무슨 일을 하겠느냐. 충청도 사람들 속이나 편하게 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을의 한 주민은 “처음에 총리 후보자가 됐다는 말에 ‘마을에서 인물났다’고 잔치 분위기였다”며 “그런데 세종시 문제 등 충청도 사람들 가슴에 못 박는 말을 자꾸 하니 마을 어르신들이 무척 실망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가 초등학교를 다녔던 탄천면 분강리 역시 썰렁한 분위기는 덕지리와 다를 바 없었다. 정 후보자는 덕지리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 무렵 서울로 이사한 뒤 6·25 와중에 양자로 들어갔던 작은아버지가 살던 분강리로 피난 내려와 3년여간을 지내며 탄천초등학교를 다녔다.
정 후보자와 함께 탄천초를 다녔다는 분강리 박노후 이장은 “정 후보자가 이곳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학창시절을 여기서 보낸 만큼 이곳이 사실상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박 이장은 그러면서도 “세종시 때문에 충청도 사람들이 말이 많다”며 “그분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만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 이장은 또 “총리가 된다니 잔치를 해야 되겠는데 크게 할 수도 없어 걱정이 많다”라며 토로하기도 했다.
탄천면이 지역구인 공주시의회 윤구병 의원은 “고향으로 보면 좋은 일인데 그분이 경솔한 말을 하면서 면민들 모두 풀이 죽었다”고 귀띔했다.
<충청투데이>는 "타향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고향의 따뜻한 품에서 위로받고 새 힘을 얻기 마련이지만 정 후보자의 고향에서는 그를 반기지 않는 듯했다"며 "때문에 국회 인준을 통과한 충청도 출신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내 고향 충청도’를 아끼고 충청인의 자랑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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