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 8일만에 제작복귀
"경영진, 공정보도 약속", '보도투쟁'으로 전환?
이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MBC본사 공개홀에서 긴급비상총회를 연 뒤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 이들은 엄기영 사장이 이날 정오까지 보도국장을 경질하지 않을 경우 보다 강도높은 투쟁을 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이들은 제작복귀 성명을 통해 제작 복귀 이유와 관련, "기자들의 공정보도 의지를 꺾고 훼손하는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는 언제든 자리를 걸어야 한다는 점,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를 견제할 수 있는 실효적인 제도적인 장치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점, 기자들의 단결된 투쟁은 이 두 가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확인시켰고,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를 분명히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경영진이 작위, 또는 부작위로 기자들의 결단을 존중하지 않고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거나 공정보도를 훼손할 경우, 우리는 언제든 다시 전면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급작스런 제작 복귀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장기간 제작거부에 따른 시청률 하락 등 부작용과 엄 사장이 전날 '퇴진 배수진'까지 치고 나온 데 따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제작거부 대신 적극적 보도투쟁을 펼쳐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제작복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파동 과정에 보도국장과 기자들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져, 향후 MBC의 보도 내용이 주목된다.
다음은 성명 전문.
제작거부를 중단하며
지난 9일 MBC 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우리의 뜻은 순수하고 명쾌했다. 권력 감시와 공정보도를 천명으로 여기는 기자들이 더 이상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없게 됐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투쟁 과정에서 고비 때마다 함께 결정했고, 함께 행동했다. 그 결과 MBC 기자들은 서로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쌓았다. 공정보도를 위협하는 어떠한 부당한 압력과 도발에 맞서 함께 싸울 수 있고,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가시적인 성과도 얻어냈다. 기자들의 공정보도 의지를 꺾고 훼손하는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는 언제든 자리를 걸어야 한다는 점,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를 견제할 수 있는 실효적인 제도적인 장치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점, 기자들의 단결된 투쟁은 이 두 가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확인시켰고,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를 분명히 약속했다.
우리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오늘 제작에 복귀할 것을 결단한다.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건력 감시와 공정보도라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모든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관철시킬 것이다. 제작 복귀 결단은 우리가 얻어낸 성과를 앞으로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자 경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의 표현이다.
만약 경영진이 작위, 또는 부작위로 기자들의 결단을 존중하지 않고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거나 공정보도를 훼손할 경우, 우리는 언제든 다시 전면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우리는 공정보도라는 가치를 지키는 데 앞으로도 많은 굴곡과 어려움이 있을 것을 알고 있다.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비대위는 존속될 것임을 밝혀둔다.
2009년 4월16일 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