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가-집값 폭등, 버블이다"
[송기균의 '마켓 뷰'] "버블 꺼지기도 전에 다시 팽창중"
나는 “버블이 채 꺼지기도 전에 다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의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급등세를 버블 현상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버블이란 자산가격이 적정가치(Fair Value)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과대 팽창한 가격이 장기간 유지되지 못하고 결국 폭발하여 가격이 폭락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모든 버블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주식시장의 현재 상태가 버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주식투자를 시작해야 할지, 아니면 물려서 팔지 못하고 있던 주식펀드를 현재 가격에서 환매를 해야 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비단 주식시장만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은 주식보다 더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월13일자 <한겨레 신문> 기사에 의하면, "강남4구 재건축은 지난 2월 이후 3.3㎡당 3천만원대를 회복했다. 재건축 상승에 힘입어 강남권은 2008년 이후 하락했던 가격을 90% 이상 회복했다."
주식시장이 버블이라면 부동산의 버블은 몇 배나 더 크다고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투자자산인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버블인지 아닌지는 대다수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사항일 것이므로 여기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심도 있게 논의해 보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노력이 될 것 같다.
먼저 버블의 판단기준부터 따져 보자.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버블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버블의 판단기준은 오른 가격이 적정가치에 근거하는가, 그리고 그 가격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면 주식의 적정가치(Fair Value)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어렵고도 복잡한 문제가 대두된다. 주식의 가치란 바로 기업의 가치다. 기업가치(Corporate Value 혹은 Enterprise Value)를 총주식수로 나눈 것이 주식 한 주의 가치가 된다.
그러면 기업가치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기업가치 산정이론은 아주 많지만 그 핵심은 현금흐름할인(Discounted Cash Flow)이론이다. 이 이론 역시 대단히 복잡한데 그 요점은 기업이 향후 창출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이 기업의 적정가치라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 향후 창출하게 될 잉여현금흐름이 중요한데 이것과 가장 가까운 것이 기업의 이익 혹은 수익이다.
다소 복잡한 기업가치이론에 대한 설명을 알기 쉽게 요약하면 이렇다. "기업이 향후 창출할 이익의 크기에 의해 기업가치가 결정된다."
이미 알고 있듯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면 주가가 오르고 이익이 줄어들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주식에 대한 기본상식과 정확히 일치한다.
향후 기업의 이익이 어떻게 변할지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주가급등이 버블인지 아닌지의 판단도 향후 기업이익이 어떻게 변할지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 향후 상장기업의 이익이 좋아진다면 최근의 주가급등은 정당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버블이라 불러 마땅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이익이다. 그리고 기업이익이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한 전제조건인 실물경제 회복이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주식투자가-전문투자가를 포함하여-들 중에 우리 경제가 올해 안에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고 기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주식강세론자들 중 상당수는 경제동향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경제야 어찌되건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투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에게서 경제에 대한 소신은 들을 수 없고 어찌됐건 주가만 오르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여러 번 읽곤 했다. 최근의 주가급등이 버블이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는 사례다.
경제나 기업이익 말고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주식투자자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와 기업이익에 의하지 않은 주가상승은 대부분 버블로 판명되곤 한다. 그리고 결국은 폭락으로 귀결된다.
당장 눈 앞의 달콤한 버블의 유혹에 빠지기보다 그 후의 결과까지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2), 동원증권 런던현지법인 대표, 코스닥시장 상장팀장, 코스모창업투자 대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본부장, (현) 기업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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