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북 로켓 요격하려 "나이샷"?
MB도 능가한 한나라 신통력? "북한, 일요일에 쏠 것으로 예상"
"기자들과 미리 잡힌 약속이래서..."
7일 <한겨레>에 따르면, 박 대표는 식목일인 5일 오전 서울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골프를 쳤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30분에 로켓을 쏘았으며, 한나라당은 2시 반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박 대표는 이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6일 “이미 약속된 일정이어서 취소하기 어려웠다”며 “라운딩하는 내내 북한 로켓에 관한 상세한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로켓 발사가 확인됐음에도 골프는 계속 쳤다는 걸로 들린다.
박 대표는 전날인 4일 오전에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윤상현 대변인 등과 골프를 쳤다. 윤 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평일이 아닌 토요일 새벽에 치기 시작해 오전에 끝냈다. 북한이 효과를 극대화하려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로켓을) 쏠 것으로 예상했다”며 “더욱이 미사일이 발사되면 최고위원회를 열기로 다 준비가 돼 있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골프도 기자들과 함께 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골프 파동에 이어 이번엔 한나라당 골프 파동...
박희태 대표 등의 골프 파동은 집권여당의 안보의식이 얼마나 해이한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군의 기강해이를 드러낸 군 골프파동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이 4월4일~8일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날은 지난 3월12일이다. 따라서 "이미 약속된 일정이어서 취소하기 어려웠다"는 한나라당측 해명은 군색하기 짝이 없다. 갑작스레 로켓 발사가 예고돼도 취소하는 게 마땅한 판에 근 한달전에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 대표가 천연덕스레 4~5일 골프장에 나간 것은 연일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집권여당으로선 해명하기 힘든 언행 불일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희태 대표는 6일 이명박 대통령 초청 여야대표회담에서 "정상회담 다니시고 했는데 북한 때문에 묻혔다"며 "국민들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는데 그 때 쏴서 나는 좀..."이라며 G20 정상회담 성과가 로켓 발사로 뒷전으로 밀린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또한 4일 골프에 대한 윤상현 대변인의 "북한이 효과를 극대화하려 일요일에 쏠 것으로 예상했다"는 해명은 한나라당의 신통력이 이명박 대통령 등을 능가함을 보여준 압권(?)이라 할 수 있다. 이대통령은 이들이 골프를 치고 있던 4일 오전 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긴급소집 주재했기 때문이다.
과거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시절이던 2006년 3.1절에 골프를 친 이해찬 전 총리를 호되게 질타, 낙마시킨 바 있어 박희태 대표 골프파동에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볼 일이다.
아울러 박 대표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한 기자들에 대한 소속 언론사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로켓 발사 예정일, 집권당 대표와 골프를 친 행위 역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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