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회장의 계좌 추적 과정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 회장에게 50억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계가 발칵 뒤집히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라 회장의 개인 계좌에서 박 회장의 개인 계좌로 50억원이 송금됐다.

박 회장은 "라 회장이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 클럽 지분을 사달라며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며, 가야 컨트리 클럽은 지난 2006년 12월 신한 캐피탈이 지분 75%를 사들여 인수한 만큼 굳이 박 회장에게 개인적으로 50억원을 줄 이유가 없었다는 이야기라고 MBC는 전했다.

실제 박 회장은 이 돈을 지분 매입에 쓰지도 않았다며 따라서 검찰은 이 의문의 50억 원이 일종의 청탁 대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며, 전 정권의 막후 실세였던 박연차 회장이 신한지주가 조흥은행과 LG카드를 인수하는 등 참여정부 들어 급성장한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MBC는 보도했다. 검찰은 특히 50억원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밝히기 위해 계좌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고 MBC는 덧붙였다.

MBC는 이와 함께 참여정부의 또 다른 실세 중 한 명이 신한지주의 급성장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어, 이 수사가 구 여권의 핵심부로 향하는 도화선이 될지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보도와 관련, 신한지주측은 30일 현재 공식적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 주변에서 나돌아온 박연차 리스트에 라 회장 이름이 포함됐다는 첩보에 긴장해온 신한지주측은 급박한 상황 전개에 초긴장하는 분위기다.

은행 등 금융계도 고 장자연씨 유족으로부터 금융계 모 회장이 고발된 데 이어 라응찬 회장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계에 거센 사정 쓰나미가 몰려들지 않을까 초긴장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