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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초안에서 '실명' 지우고 완성본 만들어"

별도의 '장자연 리스트' 존재 가능성, "언론 2곳에 보여줘"

고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30) 씨가 언론사 2곳에 문건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고인이 처음 쓴 초안에서 실명을 지웠다고 밝혀, '장자연 리스트'가 별도로 존재할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분당경찰서는 26일 브리핑을 통해 전날 10시간에 걸친 경찰조사에서 유 씨가 "고인 자살 다음날인 지난 8일 문건 유무에 대한 논란이 많아 확인시켜주려 언론사 2곳의 기자 3명(카메라기자 1명 포함)에게 문건 아래 서명한 부분을 보여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내용을 일부 얘기했지만, 문건 아랫부분만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다 못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씨가 말한 언론사 2곳 가운데 1곳은 문건 중 장 씨가 서명한 부분을 첫 보도한 CBS로 추정된다.

유 씨는 문건 작성 경위와 관련, "장 씨가 고민을 털어 놓으며 법적으로 (소속사 전 대표 김 씨를) 처벌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씨는 특히 "초안을 여러 장 만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글씨를 너무 알아보기 어려워 몇 장을 다시 작성하기도 했고, 실명이 거론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름을 지우고 복사도 해 최종 완성본 4장을 만들었다"고 밝혀, 초안에는 실명들이 적시돼 있음을 밝혔다. 이는 '장자연 문건'과 별도로 '장자연 리스트'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장 씨의 진술로 만든 문건 4장과 장 씨에게 추후 건네받은 편지형식의 문건 3장 등 원본 7장과 복사본 7장을 더해 모두 14장을 보관해 오다 지난 12일 유족이 보는 앞에서 소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KBS의 문건 입수 경위와 관련해선 "완성본을 만들며 생긴 문서들은 찢거나 태워서 다 없앴다는데, KBS에는 자기가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게 나간 것 같다"고 답했다.

유 씨는 소각 현장에 자신 외에 장 씨의 언니오빠, 코디네이터 1명, 경호원 1명, 언론사 기자 1명 등 7명이 있었다고 밝혀 앞서 문건을 본 기자 3명까지 합하면 최소한 10명이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장 씨와 친분이 있었던 여배우 등을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술접대 등 문건 내용의 진위와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받은 여배우는 장 씨와 함께 술접대한 장소와 일시, 접대 상대 등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에 체류중인 김 씨는 변호인을 통해 전 매니저 유 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25일 밤 분당경찰서에 고소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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