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 측근' 추부길 전격 체포
이광재 의원도 소환, '박연차 비자금' 공포에 여야 전율
추부길 목사는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중 한명으로, 그의 체포는 검찰이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30여명의 여야 정치인 모두를 단호히 수사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이날 새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추 목사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작년 9월께 박 회장으로부터 당시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던 본인에 대한 구명 로비 등의 명목으로 현금 1억∼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선경선캠프 대운하추진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추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과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신문 <아우어뉴스>를 창간하기도 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추부길 목사가 이명박 정부 출범후 노무현 전대통령 형 건평씨로부터 박연차 회장을 선처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바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추 목사는 당시 자신이 건평씨와 전-현직 정권간 '사적 채널'을 유지해왔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한 이날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5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의원은 그간 자신을 둘러싼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박 회장에게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해 왔다.
검찰이 이처럼 현정권의 실세인 추 목사와 전정권 실세였던 이 의원을 정조준할 수 있었던 것은 박연차 회장이 정치인들을 만난 일정을 기록한 다이어리와 돈을 인출한 날짜를 일일이 대조한 뒤 이를 근거로 박 회장을 압박해 진술을 받아냈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정치인 2명을 잇따라 구속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20일 지난번 총선직전에 박연차 회장에게서 5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송은복 전 김해시장을 구속했고, 또한 2005년 4월 재보선때 노무현 전대통령 형 건평씨를 통해 박 회장으로부터 5억여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도 구속했다.
검찰은 현재 박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또는 후원금을 받은 30여명의 전-현직 의원들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여야 정치인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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