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무성에 격노한 이유는?
"계파모임? 김무성 개인 의견일뿐", '무관리의 관리' 원칙 침해
박 전대표는 이 날 오전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차가운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박 전대표는 이어 본회의장에서도 김 의원과 잠시 대화를 나눴지만 차가운 표정을 풀지 않아, 김 의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내비쳤다.
앞서 김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친박'이라는 말만 있어 왔지 실제 모임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계파모임 추진 의지를 밝힌 뒤, "이제는 괜히 조심스러울 필요없이 우리도 모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직 구체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도 "다만 그 동안 당내에 있는 친박들이 전체적으로 보는 일이 없었으니 이제는 모이자는 정도고 앞으로 자연스럽게 구체화되지 않겠느냐"며 계파모임 추진 의지를 거듭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계파 모임 구성 시점을 2월 임시국회 직후로 설정했다.
김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도 "2월 국회가 끝나면 건전한 비주류로서 역할을 할 생각이다. 협조할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건전한 비판을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해, 친이계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러나 박 전대표가 김 의원의 구상을 "개인의견"이라고 차갑게 일축하면서 친박 계파모임 구성은 무산되는 동시에, 그동안 친박 좌장역을 자임해온 김 의원의 위상에도 적잖은 타격이 가해진 양상이다.
박 전대표의 최측근은 이와 관련, "김무성 의원이 상황을 크게 잘못 읽었다"며 "지금 나라경제가 누란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계파모임을 만들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박 전대표를 어떻게 보겠냐"며 김 의원의 '정무감각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더 나아가 "박 전대표의 용병술은 기본적으로 계파모임 등을 통해 조직을 관리하지 않는 '무(無)관리의 관리'"라며 "지금이 경선이나 대선 때도 아닌데 조직을 만들겠다고 한 김 의원이 박 전대표의 기본 원칙을 침해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정가에서는 박 전대표가 김 의원을 사실상 공개질타함에 따라 계파모임을 만들려던 움직임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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