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금감원, 시장의 '입'과 '눈' 막기로 작심?

신용평가사-증권사에 '분석 공개' 자제 요청, 관치논란 확산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이어 신용평가사들에게도 구조조정 대상기업 분석 공개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관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신정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 대표와 기업신용등급 평가본부장들을 긴급 소집해 구조조정 관련 보고서 공개 자제를 요청했다.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말이 좋아서 자제 요청이지,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금지 지시로 받아들여진 상황이다. 미국 같은 데서 금융당국이 무디스, S&P 등 신용평가기관에 이런 요청을 했다면 월가가 벌써 발칵 뒤집혔을 일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달 중순에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전화를 걸어 채권단이 기업구조조정 리스트를 발표하기 전까지 이에 대해 언급하거나 추측성 보고서를 쓰지 말라고 단도리한 바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금감원의 협조요청이 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보다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사전 예측 능력을 마비시키면서 경제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증권은 국내 기관으로선 최초로 2009년 경제성장률을 -0.2%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파문이 일자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당일 곧바로 홈페이지에서 이를 삭제한 뒤, 두달뒤인 지난달 19일 성장률을 2.0%로 상향조정한 새 보고서를 올린 바 있다.

그러나 그후 IMF까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3% 안팎으로 낮춰잡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까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강력시사하면서, 당초 삼성증권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추정치가 가장 정확한 추정치였음이 입증됐다.

지난달말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전격 퇴진하면서 이임사를 통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마저도 정치 변수화했다"고 주장, 정부가 시장의 자율적 예측기능까지 침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실패'로 금융시장이 아노미적 상황에 빠진만큼 시장의 혼란을 증폭시킬 행위를 사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정부 일각에선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관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의 '관치'는 건전성 감독 등으로 엄격히 제한돼야지, 시장의 예측작업까지 통제하려 했다간 도리어 부실을 키우면서 IMF때와 같은 재앙을 되풀이할 위험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기현 한나라당 제4정조위원장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월의 수출 33% 급감 등에 강한 위기감을 나타내며 "건설사, 조선사 중심으로 해서 전 분야에 걸쳐서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돼야 한다. 현재 시장이 이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할 필요가 있다.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자본확충 등 자산의 건전화 노력이 빨리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상황 판단이 한나라당의 그것보다도 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김종창 금감원장이 최근 잇따른 관치 개입 논란으로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임지욱 기자

댓글이 4 개 있습니다.

  • 7 8
    ㅋㅋㅋ

    그게 아니야.
    신용평가 시장마저 미국에 내줄려고 사전작업하는 거야.

  • 15 6
    asdf

    한국의 국민은 장님/귀먹어리로 살아가고 있다-정부와 이익집단의 합주곡
    이 땅에서 올바른 정보를 얻기는 극히 어렵다.각종 좀비들 등쌀에 올바른 정보가 유통되기 힘들다.그러니 무책임한 립서비스와 왜곡/조작된 '정보'만 난무한다.

  • 10 10
    ㅋㅋ

    김정일을 따라 하는 모양이야
    핸드폰까지 없애라. 그거 놔두면 또 김정일 목 노리는
    용천사고 터진다.

  • 14 12
    111

    국내판 베어와 리먼이 나오겟구만....
    올해.....
    리먼이 파산한 계기로 3대 신용평가사들이 요즘 정신차렸나..
    쉬쉬하다가 리먼 파산의 게기로... .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