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달곤 한나라당 의원(56)이 내정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를 오후 브리핑을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오전 브리핑때만 해도 정치인 입각은 없다고 단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달곤 의원이 전격 발탁된 것은 한나라당의 강한 요구때문으로 알려진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당 최고의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추천했다"면서 "당이 최종 결정자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당 요구로 이 의원이 입각하게 됐음을 밝혔다.

비례대표인 이 의원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해 서울대 행정대학원 원장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한국행정학회 회장 등을 거친 뒤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 법무행정분과 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한나라당 대표 특보를 맡고 있는 MB계 인사다.

정가에서는 그동안 행안부장관 후보로 허태열, 김무성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거론되다가 MB계 인사가 최종낙점됨에 따라 한나라당 계파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동관 대변인은 "정치인 입각은 없다"던 오전 브리핑이 틀린 데 대해 "이 분이 신분만 국회의원이지 평생 학자로 사신 분이고 행정전문가 아닌가"라며 "변명처럼 됐지만 솔직히 말하면 특정인물들이 거론돼 혼선이 있으면 안 되겠다 해서 말한 것이다. 국회의원 신분이지만 전문가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양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군색한 해명을 했다.

그는 당에서 인선발표를 먼저 한 데 대해서도 "어쨌든 한나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이니까 당의 양해를 구하는 모습, 건의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갖추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지식경제부 제2차관에 김영학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56년 강원생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 산업자원부 정책홍보관리본부, 산업자원부 에너지자원개발본부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