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올해 마이너스 경제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IMF의 한국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성태 총재는 30일 오전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 모임에서 "작년 4분기를 경기침체의 시작으로 본다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고, 올해 1~2분기가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인지 플러스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장기 침체의 시작으로 보느냐, 일시적인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망이 달라진다"며 "경기침체의 시작일 뿐이고 올해 1~2분기도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본다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 발언은 올 상반기가 지난해 4분기보다 더 나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인 상황인만큼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올해 고용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마이너스 성장에 거듭 무게를 실었다.

이 총재는 전날 IMF의 한국경제 -3%대 성장 전망과 관련해선 "3주 전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서 IMF총재가 비공개를 조건으로 세계경제 전망치를 언급했는데 막상 며칠전 IMF 발표에서는 더 나쁘게 나왔다"며 "그 사이에도 내부적으로 수정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 만에 오는 심각한 경제수축기"라며 "이제는 월 단위도 모자라서 주 단위로 경제전망이 바뀌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경제.금융시장의 상황을 점검하면서 정책 유효성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기준금리의 조정 시기와 폭을 결정하겠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그는 또 "공개시장조작 및 총액한도대출을 활용해 신용공급이 제약되는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면서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 노력을 뒷받침하는 등 은행의 신용공급 여력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은행에의 준공적자금 투입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