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우리 졌다. 그래 민주당 만족하냐"
"민주당은 악마, 테러범, 좌파집단" "그렇다, MB악법 맞다"
진성호 "승리하신 민주당의원들, 만족하신가요?"
쟁점법안 강행처리를 주장해온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점거농성을 풀면서 "민주주의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문을 열고 나왔다"는 정세균 민주당대표를 질타하며 "민주당은 ‘민주’란 단어를 사용한 당의 이름부터 바꾸라. 폭력당이나 소수독재당, 탈법당, 비민주당으로 당명 개칭을 하라"고 맹비난했다.
진 의원은 이 과정에 "민주당은 아마도 이번 법안전쟁에서 이겼는지 모른다"며 "지난해 말까지 한나라당은 양보만 하다가 속수무책 당했고, 한나라당이 내놓은 법안들의 처리는 현실적으로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쟁점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한 열패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결론부에서 "민주당은 잠시 승리했다. 우리는 졌다"며 보다 적나라하게 패배를 시인한 뒤, "승리하신 민주당 의원님들, 만족하신가요? 계속 이런 식으로 국회를 운영하실 건가요? 언제까지 야당만 하시려고 하십니까? 우리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는 비아냥으로 글을 끝맺었다.
한나라, 다섯차례 논평 통해 민주당 맹비난
한나라당 수뇌부도 민주당의 점거농성 전격해제후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총동원돼 다섯차례나 원색적인 비난 논평을 발표, 한나라당이 받은 충격을 역설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맨처음 논평을 발표한 조윤선 대변인은 점잖았다(?). 그는 민주당의 점농 해제를 "진작에 했었어야 하는 조치"로 일축한 뒤, "한나라당은, 소수의 폭력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법치를 유린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국회법 개정을 비롯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논평주자로 나선 차명진 대변인은 달랐다. 그는 정세균 대표 기자회견에 대해 "악마가 자비의 미소를 짓는다. 어제까지 총질을 해대던 테러범이 오늘 세계평화를 주장한다"며 정대표를 악마와 테러범에 비유한 뒤, "나는 이제부터 그들을 동업자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미소 지을 때 그 속에는 언제나 시커먼 폭력의 의지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결국 대선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호시탐탐 복수를 꿈꾸는 좌파집단에 불과하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윤상현 대변인은 세번째 논평을 통해 "우리는 부러지기보다는 굽히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처음에 작심한 파괴하고자하는 선택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협상의 뒤에 항상 새로운 요구를 붙여 본심을 위장했다"며 "의회민주주의를 확립하려면 ‘원칙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민주당의 선동정치, 난동정치가 입증했다"며 향후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원색적 비난공세를 폈던 차명진 대변인은 울분이 가시지 않은듯, 네번째 "그렇다. MB악법 맞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MB경제살리기법>이 통과되면 좌파들이 독버섯처럼 똬리를 틀고 살아온 숙주가 사라진다"며 "그래서 좌파들에게 <MB경제살리기법>은 MB악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왜 민주당이 엉뚱하게 <MB경제살리기법>을 <MB악법>이라 부르나 답답해한다"며 "그들이 좌파이거나 좌파에 의해 조종당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쟁점법안 저지를 좌파의 기득권 지키기로 몰아부쳤다.
계민석 부대변인은 다섯번째 논평을 통해 "지금은 80년대식 민주화투쟁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선진화논쟁이 필요한 시기"라며 "신선놀음에 도끼 썩는 줄 모르듯, 민주당의 편협한 이데올로기 놀음에 국민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다섯차례나 되는 논평공세에 대해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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